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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알바에 걸림돌”… 문신 지우는 2030

입력 : 2018-08-23 06:00:00 수정 : 2018-08-22 2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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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많은 여름철 제거 문의 급증 / 인사담당자 54% “감점·탈락 요인” / 경찰 등 일부 직업선 불합격 사유
“후회가 커요….”

지난달 손목 부위에 ‘레터링 타투’(글자 문신)를 한 직장인 A(28·여)씨는 요즘 고민이 깊다. 어렸을 때부터 문신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그는 이번 여름 기어이 타투샵을 찾았다. 손목을 택한 건 외부에 잘 보이면서도 가릴 필요가 있을 때는 손목시계만 차도 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처음엔 그렇게 예뻐보이던 것이 시간이 갈수록 후회가 됐다.

A씨는 “직장에서 주변 시선에 왠지 감춰야할 것 같아 부담이 된다”라며 “생각 만큼 멋지지도 않아 솔직히 지우고 싶다”며 한숨을 쉬었다.

과거 ‘불량함’의 상징이었던 문신이 요즘은 패션의 일환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섣부른 결단을 뒤늦게 후회하는 사람도 덩달아 늘고 있다. 특히 여름은 문신 수요가 크게 늘면서 동시에 문신 제거 문의도 급증하는 계절이다. 전문가들은 “문신 제거는 쉽지 않고 비용이 많이 드니 시술 전 심사숙고가 필수”라고 당부한다.

22일 병원 피부과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우선 여름철 문신 제거 문의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변심’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와 세일에 혹하거나 해외여행 도중 현지에서 저렴하게 문신을 새겼다가 금방 생각을 바꾸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 관계자는 “일단 새기긴 했는데 부모님 등 주변의 타박에 문신제거를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며 “심하게는 전날 문신을 새긴 뒤 다음날 제거하겠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부과 관계자는 “여름철 수요가 많아지면서 고가의 레이저 기기를 갖춘 곳들은 SNS를 통한 홍보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문신 탓에 취업은커녕 변변한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 구하기 어려운 현실도 한몫한다. 이런 고민들은 한 포털 질문 게시판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목에 문신이 있는데 편의점 알바할 수 있나요’, ‘양팔 문신이 있어도 알바 가능한 곳이 있나요’ 등 내용의 게시글이 1000건 이상 올라와 있다. 펄펄 끓는 폭염에도 문신을 가리려 검은색 티셔츠를 입거나 긴팔 셔츠, 팔토시를 입어야 하는 고충을 토로한 글도 여럿 있다.

취업포털 알바몬 관계자는 “고용주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지만 연회장 등 단정한 외모가 필요한 직종에서는 문신이 있을 경우 채용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인사담당자 63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구직자의 문신 여부가 감점 및 탈락 요인이 되나’라는 질문에 53.8%가 ‘그렇다’고 답했다.

경찰이나 군인 등 직업은 문신이 아예 ‘불합격 사유’다. 2014년부터 3년간 문신 탓에 경찰 채용시험에 떨어진 사례만 15건에 이른다.

막상 문신제거를 결심하더라도 지우는 일은 그리 만만치 않다. 1년 가까이 걸리고 흉터 등 시술 간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의료보험 적용이 안 돼 비용 부담도 크다. 또 최근 문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가의 불량 염료를 쓰는 일도 많아 지우는 작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최근 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대학피부과학회와 손잡고 청소년 무료 문신제거 사업을 펼치기도 한다.

한양대구리병원 김정수 교수(피부과)는 “비용 문제로 문신을 지우고 싶어도 지울 수 없는 청소년이나 청년들이 적지 않다”며 “절대 지우개로 지우는 것처럼 깨끗하게 지워지지 않는 만큼 문신을 새기기 전 충분한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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