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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순식간에 번져 4층에 있던 언니가 대피못하고 그만…"

입력 : 2018-08-21 19:59:30 수정 : 2018-08-22 08: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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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9명 낸 갑작스런 참사…병원 찾은 유족·동료 근로자 오열 21일 갑작스러운 화마에 동료를 잃은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공장 근로자들은 병원으로 달려와 크게 오열했다.

"어떡해…가족이 와야지만 확인해준대요. 얼굴 봐야 되는데 볼 수가 없어요…"

세일전자 협력업체 근로자인 이들은 이날 공장에서 난 큰 불을 피해 겨우 탈출했지만 동료 A(53·여)씨를 잃었다.

당시 이들은 공장 3층에서, A씨는 불이 처음 시작된 4층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했다. A씨는 치솟는 화염과 시커먼 연기를 피해 4층 창문으로 뛰어내렸다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21일 오후 3시 43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한 전자제품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하고 있다. 사진은 화재 현장 모습. 인천소방본부 제공

A씨 동료 근로자인 한 40대 여성은 "3층에 있었는데 순식간에 불이 번져서 대피할 시간도 없었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까만 연기가 3층에 자욱하게 퍼졌는데 사무실 계단으로 다들 대피하라고 소리쳐서 그나마 2층이랑 3층에 있던 직원들은 겨우 나왔다"며 "근데 4층에 있던 언니가…"라며 크게 오열했다.

화재 사망자 5명이 실려 온 인천시 남동구 길병원 응급실을 다급히 찾은 다른 동료 근로자들도 바닥에 주저앉으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다들 급하게 병원으로 달려온 탓에 슬리퍼만 신은 채였다.

뒤늦게 병원으로 달려와 A씨의 사망을 확인한 남편은 복도 난간을 손으로 부여잡은 채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눈물만 손으로 닦아냈다.
21일 오후 불이 난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한 전자제품 공장에서 소방 구조대원 등이 공장 내부에서 발견된 사망자를 수습하고 있다.

다른 유족들도 사랑하는 가족이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와 응급실이나 영안실에 머물며 울음을 삼켰다.

이날 오후 3시 43분께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전자제품 제조회사인 세일전자 공장 4층 검사실에서 발생한 불로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불길 때문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탓에 사망자 9명 중 7명의 시신은 불이 난 4층에서 발견됐다. 5명은 전산실에서, 2명은 식당에서 발견됐다.

직원 5명은 계속 뿜어져 나오는 유독가스를 참지 못하고 4층 창문에서 뛰어내렸다가 이중 A씨 등 2명이 숨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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