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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사과 아닌 설득…대입제도 주역 '3김(金)'의 유체이탈 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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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21 14:20:57 수정 : 2018-08-21 14: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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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 조사 결과를 보고)시민들의 지혜와 정확한 판단에 사실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습니다. 위대한 시민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김영란 대입재도개편 공론화위 위원장)

“(공론화) 경험 자체가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자산을 바탕으로 우리 교육 거버넌스가 새로운 차원으로 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그 (공론화)과정이 헛된 과정이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김진경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특위 위원장)

“기본적으로 공론화 과정은 우리 국민 모두가 대학입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모으고 정리하는 과정으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를 근거로 교육부가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서 대입 개편안을 발표한 것입니다.”(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문재인정부의 첫 대입 개편 작업을 이끈 주역인 ‘3김(金)’은 결과적으로 ‘실패작’ 평가를 받는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와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두고 여론과 달리 “매우 의미있었다”고 자평했다. 애당초 공론화 타깃을 잘못 잡아 우려한 결과가 나오고,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개혁 공약도 사실상 물건너가게 되면서 진보성향 교사·교육단체 등마저 비판과 반발 목소리를 낼 정도였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지난 3일(김영란)과 7일(김진경), 17일(김상곤) 각각 대입개편 공론조사 결과와 국가교육회의 권고안, 대입개편 확정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국민에게 진솔한 사과와 양해를 먼저 구하는 모습보다 애써 ‘맡은 바대로 주어진 일을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과 ‘나름 최선을 다했다’며 국민을 설득하려는 인상이 더 짙었다.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들어 봐도 그렇다. 이들의 발언에 유체이탈식 화법이란 지적이 적지 않았던 이유이다. 다음은 당시 일문일답.
◆김영란 공론화위 위원장◆

-모두발언에서 ‘공론화 결과를 보고 소름이 끼쳤다’고 했다. 공론화위원장 맡으셨을 때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답이 없는 대입개편에서 공론화위가 답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을 수 있는데 (대입개편 의제 4가지 중) 다수안이 못나와 공론화의 실패 사례로 인용될 것 같다. 다수안이 나왔으면 국민들이 수용해서 채택했을 수 있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이 됐다. 소회를 좀 말해달라.

“그렇게 다수 의견이 확연히 나올 상황이었다면 오히려 공론화까지 안올 수 있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이것을 저희가 무리하게 공론화 과정에 개입해서 중립적으로 운영하지 않고 다수 의견을 이끌어냈다거나 하면 더 큰 혼란이 왔을 것이다. 지금 현재 시민참여단 생각이 딱 여기까지 나왔는데, 이렇게 가는 방향이 옳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이 문제를 왜 이렇게 판단했을까’를 분석해야 다음 단계 답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 전체가 소름이 돋았다는 느낌이었다. (공론화 결과는 대입제도를) 어느 한쪽으로 밀어부치듯이 딱 나올 수 없었던 거라는걸 정확히 보여준 것이다. 국민들 생각을 정확히 보여준다는 것에서 공론화라는 게 의미가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대안 선택보다 시민들의 생각을 읽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얘긴가.

“네. 그렇게 생각한다.”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특위 위원장◆

-이번 대입개편안의 핵심은 결과적으로 수능위주 정시 확대 아니었나. 그 문제에 대해 많은 예산 들여 공론조사를 수개월간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 공론조사를 굳이 할 필요 있었겠느냐는 지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독특한 교육시스템을 갖고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라든지, 교육자치가 지방자치하고 완전히 분리된 형태잖나. 그래서 교육계가 일반 시민하고 전면적으로 만나고 논의할 기회가 상당히 적다. 그런 것들이 교육개혁을 힘있게 진행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한다고 본다. 따라서 4개월에 걸쳐서 교육전문가들이 시민들과 만나 논의하고 갈등하고 풀어내는 이 경험자체가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자산을 바탕으로 이후에 우리 교육거버넌스가 새로운 차원으로 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그 과정이 헛된 과정이었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러면 국가교육회의가 특정 결론을 내릴 수 없는 건 (충분한)자료가 없어서이고, 그 외에 교육부에 넘기는권고안은 공론화위에서 나온 걸 전달하는 거라고 한다면 국가교육회의 역할은 교육부와 공론화위 연결짓는 수준이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대입특위) 역할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비롯해 소회를 듣고 싶다.

“(국가교육회의) 대입특위는 공론화과정 전체를 기획하고 안을 짠 거다. 공론화 (의제) 범위 설정까지는 직접 수행하고, (공론화에) 시민참여과정은 공론 전문가들에게 위임하고 (공론조사 결과를) 받은 뒤 (국가교육회의) 전체회의 올려서 결정받는 과정을 전반적으로 한 것이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대입제도 개편안 1년 만에 나왔는데, 장관의 소신, 철학과 반대되는 내용이 많은 것 같다. 이유와 배경이 뭔가.

“지금 발표한 내용의 기조는 입시의 공정성과 단순화, 공공성과 책임성이 담길 수 있도록 했다. 보다 중요한 부분은 고교교육 혁신방안을 10년에 걸친 내용으로 제시했다. 여기 내용들은 우리 교육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잡고. 절대평가의 경우 바로 공론화위의 공론화 과정에서 중장기적으로 지향한다라고 했고 국가교육회의 권고안을 존중해서 지금 상황에 맞춰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담았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혼란스러워 한다. 입시제도 둘러싼 갈등과 혼란 줄이려고 시행한 공론화 이후 더 혼란이 생긴 것에 대해 교육현장 관계자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나.

“기본적으로 공론화 과정은 큰 의미가 있었다. 김영란 위원장 말씀처럼 (490명 시민참여단이) 모두들 집중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본다. 그리고 (공론화는) 우리 국민 모두가 대학입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모으고 정리하는 과정이었다. 이를 근거로 교육부가 필요한 부분 보완해서 오늘 발표한 것이다.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의견수렴하고 국민 모두 뜻을 읽어나가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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