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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터운 잠바'에 담긴 혈육의 정

입력 : 2018-08-20 18:54:02 수정 : 2018-08-20 18: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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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내의·과자… 선물가방 ‘한보따리’ / 北서 구하기 힘든 생활필수품 등 챙겨 / 상봉 가족들에게 줄 즉석 사진도 찍어 뜻하지 않게 헤어진 지 수십년 만에 북쪽에 사는 가족을 만난 이산가족 상봉자들은 20일 오전 상봉장인 금강산으로 가면서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챙겼다. 대부분 북한에서 구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진 감기약이나 진통제, 연고, 파스, 영양제 등 의약품과 내의, 속옷을 비롯한 의류, 과자 등이 주류를 이뤘다. 

21차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남측 1차 상봉 대상자들이 가져온 선물과 짐들이 등록대 뒤에 놓여있다.
대부분의 상봉자들이 대형 트렁크에 선물 보따리를 챙겨와 북측의 가족들에게 하나라도 더 주고 싶은 상봉자들의 마음은 선물 가방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선물로는 비타민과 구충제를 비롯한 의약품과 내의, 신발, 치약, 칫솔 등 생활필수품들과 의류가 많았다. 다만 의류의 경우 가족들의 정확한 신체 사이즈를 알 수 없어 어림짐작으로 구입한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쪽에서 인기 있던 과자로 유명한 초코파이와 사탕 등 과자류를 준비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일인 20일 남측 1차 상봉 대상자들이 강원 고성군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해 출경수속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시득(96) 할아버지는 이날 오전 금강산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잠바(점퍼)나 내의 같은 옷하고 화장품, 양산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선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함성찬(93) 할아버지는 상봉을 앞두고 방한복과 운동화, 사탕 등의 선물이 가득 들어 있는 보따리를 4개나 챙겼다. 지금은 폭염이지만 몇 달 후에 닥쳐올 추위에 북측의 가족들이 떨지 않도록 신경쓴 흔적이 역력했다. 이번 상봉행사에서 최고령자인 백성규(101) 할아버지는 신발 30켤레에 치약과 칫솔, 스뎅수저(스테인리스 수저) 20벌을 준비했다. 문현숙(91) 할머니는 비타민과 파스, 감기약 등 의약품과 내의를 비롯한 의류, 화장품을 선물로 챙겼다.

20일 오전 금강산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집결지인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 마련된 즉석사진 촬영 서비스 부스에는 북측 가족에게 줄 사진을 찍으려는 이산가족들이 줄을 잇기도 했다. 오래된 사진을 새 것으로 재생해 따로 준비한 경우도 눈에 띄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속초=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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