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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넘은 두 딸 만난 99세 할머니

입력 : 2018-08-20 18:57:26 수정 : 2018-08-20 18: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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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자녀와 상봉한 南 부모 ‘7가족’ / 형제·자매 재회한 가족도 20여명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65년여 만에 헤어진 가족과 다시 만난 20일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북측에 있는 자녀를 만난 남측 이산가족은 7명이다. 형제·자매와 재회한 사람은 20여명이며, 조카를 비롯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3촌 이상의 가족을 만난 이들이 많았다.

“내 딸들아” 20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 한신자(99) 할머니가 북에서 온 딸 김경실(72)씨의 손을 부여잡고 울먹이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한신자(99) 할머니는 북에 두고 온 두 딸 김경실(72)·경영(71)씨를 만났다. 한씨의 가족들은 함경남도 흥남에 살았으나 1951년 1·4 후퇴 당시 두 딸을 친척 집에 맡겨둔 탓에 셋째 딸만 데리고 남으로 내려오면서 두 딸과 이별했다. 한 할머니의 아들인 김경석씨는 상봉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어머니가 ‘고생해서 살았을 거다’라고만 하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한신자(99) 할머니가 북측의 딸들 김경실(72), 김경영(71)의 사진을 살펴보고 있다.
이기순(91) 할아버지는 이번 상봉에서 북에 사는 아들을 만났다. 그는 상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내 아들이 맞는다면 여러 말 안 해도 하나만 물어보면 알 수 있다”며 두 살 때 헤어졌던 아들을 만날 시간을 손꼽아 기다렸다.

김영수(81) 할아버지는 형 영선(86)씨, 여동생 영애(79)씨와 상봉을 했다. 김씨는 황해도 은율군에서 아버지, 형, 여동생과 살던 중 1·4후퇴 당시 징집을 피하기 위해 친척집에 몸을 숨겼다. 1952년 영국 군함을 타고 황해도민들이 월남할 때 친척들과 함께 급하게 남으로 내려오면서 가족들과 헤어지게 됐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 김춘식(80) 할아버지가 북측 동생들 김춘실(77·오른쪽)과 김춘녀(71)를 만나고 있다.
김춘식(80) 할아버지는 남쪽에서 태어난 남동생 춘영(64)씨와 함께 북에 남겨졌던 여동생 춘실(77)·춘녀(71)씨를 만났다. 김씨의 고향은 황해도 옹진으로 6·25 전쟁 당시 인공기와 태극기가 한 달에 두 번씩 번갈아 나부낄 정도였다고 한다. 김 할아버지는 “인민군이 올 때마다 피난을 몇 차례 나왔는데 마지막으로 피난을 올 때도 ‘이번에도 인민군이 한 달이면 나가겠지’란 생각으로 나왔다”며 “조그만 애들은 잡아가지 않으니까 (여동생들을 남겨두고 왔다)”고 말했다.

박수찬 기자, 속초=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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