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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고용 대참사' 40대 일자리 15만개 증발…일자리정책 자체를 바꿔야

입력 : 2018-08-22 05:00:00 수정 : 2018-08-20 0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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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고용이 악화하면 저소득층이 가장 큰 고통을 겪고, 부유층과 서민 간의 소득 양극화 현상도 심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사회통합도 흔들리고, 정부가 추진하는 여러 정책이 반대에 직면하게 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취업자 수를 보면 가히 최악의 수준입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기 때문입니다. 2010년 1월 '마이너스(-)' 1만명을 기록한 뒤 8년 6개월 만에 가장 적은 규모입니다.

취업자 증가 인원은 지난해 월평균 30만명 수준에 달했다가 올해 들어 10만명 전후로 줄어들더니 7월에는 1만명 밑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이처럼 고용상황이 악화한 것은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일단 제조업 취업자가 12만7000명 줄었습니다.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우리의 전통적인 주력산업이 중국에 밀리면서 한계에 봉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도소매업은 3만8000명, 숙박음식점업은 4만2000명 각각 줄었습니다. 이들 분야는 내수부진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기 부진과 산업의 구조적 한계, 정부 정책 등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고용 악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입니다.

문제는 앞으로 고용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더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재정확대, 혁신성장 등을 통해 일자리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엽적인 정책보다는 모든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국가경제와 산업을 끌어올리는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취업자 증가 폭이 금융위기 후 최소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고용여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월평균 30만명을 넘었던 취업자 증가 폭은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에 머물렀고, 실업자는 7개월 연속 100만명을 웃돌았다.

통계청의 '2018년 7월 고용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8만3000명으로, 작년 7월보다 5000명 증가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폭은 한국 경제가 금융위기의 영향권에 있던 2010년 1월 '마이너스(-)' 1만명을 기록한 후 8년 6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이로써 전년 동월과 비교한 취업자 증가 폭은 6개월째 10만명대 이하를 기록했다.

취업자 증가는 올해 2월 10만4000명, 3월 11만2000명, 4월 12만3000명, 5월 7만2000명, 6월 10만6000명이었다.

지난해 취업자가 월평균 31만6000명 증가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이다.

최근 일자리 상황은 금융위기 직후에 버금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 경제가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은 시절에는 2008년 9월부터 2010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명대 이하를 기록했고, 취업자 수가 감소한 적도 있다.

산업별 증감을 살펴보면 비교적 좋은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 취업자가 12만7000명(2.7%) 감소했다.

이밖에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10만1000명, -7.2%), 교육서비스업(-7만8000명, -4.0%) 등에서도 취업자가 많이 줄었다.

◆지난달 취업자수 증가폭 8년6개월만에 최저

연령대별로 보면 노동시장의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 취업자가 14만7000명 줄었다. 40대 취업자 수는 1998년 8월 15만2000명 줄어든 후 지난달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통계청 측은 도소매업, 숙박업, 제조업 등에서 40대 취업자 감소가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7월 고용률은 61.3%로 1년 전보다 0.3% 포인트 낮아졌다. 2015년 4월 0.3%포인트 하락한 후 최근 3년 3개월 사이에는 지난달 낙폭이 가장 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0%로 0.2%포인트 하락했다.

실업자는 103만9000명으로 작년 7월보다 8만1000명 늘었다. 이로써 실업자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100만명을 웃돌았다.

실업자 수가 7개월 이상 연속으로 100만명을 넘은 것은 1999년 6월부터 2000년 3월에 이어 18년 4개월 만의 일이다.

실업률은 3.7%로 1년 전과 비교하면 0.3%포인트 높아졌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3%로 1년 전과 같은 수준이었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1.5%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상승했고,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2.7%로 0.1%포인트 높아졌다.

종사상 지위로 구분하면 임금근로자 중에는 상용근로자가 27만2000명 늘었고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각각 10만8000명, 12만4000명 줄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7만2000명 증가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는 각각 10만2000명, 5000명 감소했다.

7월 비경제활동인구는 1606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15만5000명 (1.0%) 늘었다. 활동상태로 증감을 구분하면 쉬었음(23만2000명, 14.0%), 가사(9만2000명, 1.6%) 등은 늘었다.

반면 재학·수강(-9만4000명, -2.4%), 육아(-8만8000명, -7.0%), 심신장애(-2만3000명, -5.3%)를 이유로 한 비경제활동인구는 줄었다. 취업준비자는 67만8000명으로, 작년 7월보다 4만1000명(5.7%) 감소했다.

◆하반기 취업자 증가폭 20만여 명에 그칠 듯

올해 하반기 취업자 증가폭이 20만8000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하반기 노동시장 고용전망'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취업자수는 전년동기대비 20만8000명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상반기 취업자 증가폭 14만2000명에 비해서는 개선되는 것이지만, 지난해 하반기 취업자 증가폭 27만2000명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다.

하반기 실업률은 3.4%로 예상됐다. 상반기 4.1%에 비해선 개선된 것이지만, 지난해 하반기 3.3%에 비해서는 보합 수준이다.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각각 지난해 하반기보다 0.3%포인트, 0.2%포인트 증가한 63.6%, 61.4%로 예상됐다.

연구원은 15∼64세 인구 감소 등 인구 둔화가 구조적인 취업자수 증가폭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동연구원 측은 "15세 이상 인구 증가폭의 가파른 둔화와 15~64세 인구 감소를 고려하면 하반기 취업자수 증가 전망치는 예년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평년수준 흐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또 기저변동이 없다는 전제하에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평년수준 고용률 증가를 적용하면 올해 20만명 내외, 2020년은 12만명 내외, 2024년은 7만6000명 내외의 취업자 증가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취업자수 증가폭은 14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생산가능인구의 빠른 감소와 제조업의 생산 부진, 건설업 고용둔화 등의 영향으로 취업자 수 증가폭이 이전보다 둔화됐다는 설명이다.

고용률은 60.4%로 지난해 상반기와 같고, 실업률은 4.1%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5, 6월은 기저변동을 감안해도 낮은 취업자수 증가가 나타났는데 이는 모두 제조업과 건설업에서 고용위축이 빠르게 진행된 영향"이라며 "최저임금은 한계상황에 처한 일부 부문에서 부분적으로 고용에 대해 부정적이었을 가능성은 있으나, 올해 상반기 고용둔화의 주요 요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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