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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中, 北 뒷배 역할 대신 핵포기 설득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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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19 23:25:06 수정 : 2018-08-19 23: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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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이 가시화하고 있다.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9월9일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고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가 그제 보도했다. 북한이 지난 11일부터 내달 5일까지 외국인 단체여행을 중단한 것도 시 주석 방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올 들어 중국을 세 차례나 방문하면서 시 주석의 답방이 예견됐다. 시 주석 방북이 성사될 경우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13년 만에 북한을 찾게 된다. 2005년 후진타오 주석이 방북했으나 이듬해 북한 핵실험으로 북·중 관계가 급랭했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에는 핵·미사일 실험이 잦아지면서 관계가 더욱 악화됐다. 시 주석 방북은 이러한 양국 관계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입김은 더욱 커질 것이다.

북한 비핵화 협상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3차 방북 이후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빈손으로 귀국한 뒤 북·미 양측은 서로 삿대질하는 형편이 됐다. 북한은 미국에 대해 “날강도”라고 했고, 김 위원장은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로 난관이 조성되고 있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달 중 방북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될지는 미지수다.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시 주석 방북이 주목을 끌지만 과거 중국 행태를 보면 우려가 앞선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를 이완시켜왔다. 제재에 뒷구멍을 만들어주면서 대북 영향력을 키웠다. 중국 기업들은 공공연히 북·중 국경지대에서 북한과 밀거래를 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최근 제 목소리를 키우는 게 중국 때문이라는 불만을 제기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중 정상회담 이후 북핵 협상이 답보 상태라고 불평할 정도다.

시 주석은 북한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를 타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북한에 핵 포기를 설득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삼으려 해선 안 된다. 그럴 경우 북한은 중국에 기대면서 핵 포기 대신 핵 동결 구실을 찾으려 할 것이다. 자칫하면 비핵화 협상이 파탄에 이를 수도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동북아 정세는 계속 요동칠 것이고, 중국은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이제 북한의 ‘뒷배’가 아니라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나오게 하는 지렛대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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