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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중대 분수령 맞나…말레이시아 총리 방중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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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19 10:46:56 수정 : 2018-08-19 10:4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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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5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의 행보에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가 중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이번 마하티르 총리 방중이 말레이시아와 중국 간 일대일로 협력사업 중단 여부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19일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마하티르 총리는 17일부터 21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 마하티르 총리는 첫 일정으로 지난 17일 중국 저장성 항주의 알리바바 본사를 방문한 뒤, 20일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잇따라 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중 성향의 전 정권인 나집 라작 총리 정권의 몰락과 함께 집권한 마하티르 총리는 그동안 중국이 주도해 온 대형 인프라 사업의 재검토를 주장해 왔다. 경우에 따라서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파키스탄, 스리랑카, 미얀마 등에서 일대일로 추진에 따른 과도한 부채, 반중감정 확산, 불공정 계약 등으로 일대일로 구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말레이시아가 일대일로에서 이탈한다면 중국으로서는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는 셈이다.

파키스탄은 620억 달러의 합작사업인 라호르 경전철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할 위기에 처해있고, 미얀마 정부도 90억 달러 규모의 차우퓨 심해항 건설 프로젝트를 재검토하고 있다. 건설사업을 위해 중국에서 빌린 채무를 갚지 못하면 항만 운영권을 뺏길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스리랑카는 이미 부채 11억2000만 달러 탕감 조건으로 함반토타 항구 운영권을 중국에 넘겼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재검토 중인 중국과의 합작사업 규모는 약 1000억 링깃(약 2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전 정부가 중국과 체결한 동부 해안 가스관 및 철도 건설 프로젝트 폐기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하티르 총리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희망하고 말레이시아에 이익이 되는 한 중국의 투자를 환영하지만 전 정부가 중국과 체결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건설 계획은 폐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례로 말레이시아 동부해안철도(ECRL) 건설 사업의 경우, 미군기지가 있는 싱가포르를 거치지 않고 중동의 원유를 수송할 수 있는 통로여서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상징적인 사업이다. 그러나 중국의 전략적인 이익에만 부합할 뿐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런 사업을 계속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마하티르 총리의 판단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마하티르 총리가 일대일로 구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지만 양국 간 협력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5일 전문가 인터뷰를 인용해 “말레이시아 정부는 일대일로에 대해 여전히 높은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한 협상은 중단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마하티르 총리도 전날 중국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말레이시아 신정부는 중국과의 “친밀한 관계”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현지 외교가에선 마하티르 총리가 중국과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대신 공사단가를 낮추는 등 양보를 받아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로서도 일대일로 사업 중단으로 중국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는 논리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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