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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종전선언 정치적 선언에 불과… 트럼프 결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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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18 21:19:57 수정 : 2018-08-18 21: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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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8일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신문은 이날 조미관계는 미국 내 정치싸움의 희생물이 될 수 없다는 제목의 개인 필명 논평에서 “미국 내 정치싸움의 악영향을 받고 있는데 현 조미(북미)관계 교착의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면서 “교착상태에 처한 조미관계의 현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반대파들이 득세하여 대통령이 서명한 싱가포르 공동성명도 외면하고 대통령이 약속한 한갓 정치적 선언에 불과한 종전선언마저 채택 못 하게 방해하는데 우리가 무슨 믿음과 담보로 조미관계의 전도를 낙관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북한 매체가 종전선언을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고 설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일찌감치 이런 발언을 한 바 있다. 우리 정부도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종전선언 채근은 유엔군사령부 해체 논의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은 종전선언과 유엔사 해체 및 이에 따른 주한미군 지위 변동 가능성 등은 상관관계가 없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설명을 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종전선언 시 유엔사 해체 가능성 등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는 말에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고 이것 이외 별다른 설명은 할 게 없다”며 “(종전선언문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중심으로 관련 부처들이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는 북한 주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북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미국의 종전선언 채택 부담을 덜어주고 비핵화 추가 조치에 앞서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은 핵 시설을 포함한 대량파괴무기(WMD)의 성실한 신고 등 유의미한 추가 비핵화 조치가 나와야 종전선언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것은 “반대파들의 공세에 흔들리지 않고 보좌관들의 말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자기의 결단과 의지대로 행동하였기 때문”이라며 트럼프와 관료들 사이를 이간질하는 듯한 주장도 반복했다. 신문은 빈손 방북으로 끝난 폼페이오 장관의 지난 3차 방북을 언급하며 “대화 반대파들은 날조된 북조선 비밀핵시설

의혹설로 협상팀에 몽둥이를 쥐여 주고 회담 파탄으로 내몰았다”면서 “(미 협상팀은) 싱가포르 수뇌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하였던 종전선언 채택 문제는 뒤로 미루어버린 채 우리에게 일방적인 핵 신고와 검증만을 강박해 나섬으로써 협상 실패라는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미국의 민주당 의원들, CNN 방송,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 공화당 내 반 트럼프 세력 등 당시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한 세력을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사실상 트럼프를 제외한 미국 조야의 다수 행위자를 모두 포함한 것이다. 신문은 이들이 “조미관계 개선과 세계평화라는 세기적 위업을 달성할 꿈을 안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적수들이 너무도 많다”며 트럼프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태도를 연출했다. 신문은 이어 “행정부는 물론 보좌진까지 대통령과 동상이몽하고 있다”며 “그들은 대통령의 의지와는 판이하게 말하고 행동하고 있으며 진실을 오도하여 대통령의 눈과 귀를 흐려놓고 본의 아닌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핏대를 세웠다.

최근 북한은 미국에 종전선언 채택을 요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신뢰구축 의지가 있지만 미국 정치권이나 일부 행정부 고위관리들이 이에 역행하고 있다며 트럼프와 다른 관료들을 분리해 대응하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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