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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서 성공하려면 재주만 갖고는 어렵고 운도 따라줘야 한다. 정치인 손학규가 정치적 결단을 내릴 때마다 대형 뉴스가 터져 상황이 꼬이는 바람에 ‘손학규 징크스’라는 말이 생겼다. 본인 스스로 “정치에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는데 운칠기삼이 아니라 운구기일인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도올 김용옥 교수가 최근 라디오 대담에서 바른미래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손 고문에게 고춧가루를 제대로 뿌렸다. 김 교수는 “우리가 65년도 대학교 동기들인데, 이 사람의 가장 문제는 결정적인 타이밍에 실기를 한단 말이에요. 모든 노력을 해서 좋은 판을 깔아 놓고 대의에 따라서 행동을 하고 그 기회를 포착해야 할 시기에 엉뚱한 선택을 한단 말이에요. 그래서 항상 판에서 미끄러지는 거예요….”

“정치는 타이밍의 예술”이라는 말도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얼마 전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정치자금법 문제를 거론하며 “역사적으로 보면 3가지 기본 조건 중 ‘대의명분’ ‘절차 투명’ ‘타이밍’이 잘 맞아야 협치가 완성된다”면서 “줄탁동기(?啄同機·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란 말처럼 타이밍이 잘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정치는 타이밍”이라며 “절대 불가를 외치던 자유한국당이 절충 여지가 보이는 지금이 선거제도 개혁의 타이밍이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 연금 고갈 시점이 앞당겨지고 보험료가 인상되고 국민연금 수령 개시 연령이 늦춰질 수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국민연금 폐지’ 주장이 쏟아지는 등 여론이 들끓었다. 뒤늦게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부 확정안이 아니다”라고 긴급 진화에 나섰고 다음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내가 보기에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홍보 부족을 질책했다. 기록적인 폭염에 따른 전기요금 걱정 때도 정부 대응이 몇 박자 늦었다.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으나 그나마 찔끔 인하로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손가락질만 받았다.

미리미리 살폈더라면 호미로 막을 민생 문제에서 번번이 뒷북을 치고 있다. 국정에서 실기가 반복되면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다.

김기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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