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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 새끼 지키려 '금단의 영역'에 발 들인 길고양이

입력 : 2018-08-17 13:37:32 수정 : 2018-08-17 13: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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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사는 고양이에게 인간은 두려운 존재다. 그들 대부분 인간에게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고양이 역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람만 보면 귀를 쫑긋 세우고 몸을 바들바들 떤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공장 안으로 들어와 ‘야옹~’ 하고 도움을 청했다. 뱃속에 꿈틀대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일생일대의 도전을 감행한 것이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스페셜-고냥이’ 에서는 도시 속 고양이들의 삶을 독특한 시각으로 조망했다. 가까이에서 본 길고양이들은 생존을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새끼를 품고 배가 남산만해진 어미 고양이는 안전한 출산을 위해 도시 곳곳을 누빈다. 에어컨 실외기, 하수구, 나무계단 틈새…임신한 고양이가 편하게 몸을 풀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어미 고양이는 기계가 돌아가고 있는 공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사람이 두렵지만, 공장만큼 안전한 곳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용기를 냈고 유훈씨를 만났다. 


졸지에 ‘캣대디’가 된 이 공장 직원은 이 고양이가 첫 만남부터 예사롭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첫날부터 다른 고양이와 다르게 도망가지 않았다”면서 “아무래도 본능 아닐까? 자신도 인간은 무섭지만, 새끼들을 위해서 무서움을 감수하고 온 것이 아닐까?”하고 추측했다. 


만삭의 몸으로 동물보호소를 찾아 온 삼색고양이 하랑이.

실제로 어려움에 처한 길고양이가 사람의 도움을 구하는 사례는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지난 4월 경기 원당의 한 보호소에 만삭의 몸으로 걸어 들어온 삼색고양이 하랑이의 사연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에 의해 알려져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방송 말미에는 공장에 찾아온 이 고양이가 성공적으로 출산을 마치는 모습이 공개됐다. 어미의 헌신적인 노력 끝에 6마리의 아기 고양이들이 모두 건강하게 세상에 나왔다. 그러나 앞으로 이 고양이들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각종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길거리에서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약 3년이다. 쏟아지는 비를 피할 곳이 없어 저체온으로 고생하기도 하고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작은 상처가 곪아 죽음의 기로에 서기도 한다. 매일 다니던 길에서 차에 치여 처참히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도시 속의 ‘야생 동물’ 고양이의 삶은 매 순간이 모험이고 도전이다. 

소셜팀 social@segye.com
사진 =mbc,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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