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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자유, 위협”… 美 신문 300여곳 ‘사설 연대’

입력 : 2018-08-16 21:53:16 수정 : 2018-08-17 0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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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글로브 “언론인, 적 아니다” / 사상 첫 권리 보장 촉구 집단행동 / “가짜뉴스, 우리나라에 안좋아” / 트럼프, 기존 언론관 유지 시사 / CIA 前 국장 기밀 취급권 뺏겨 / 트럼프, 정부 비판 인물도 보복
미국 전역의 신문사 200∼300여곳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적대적 언론관을 비판하는 사설을 16일(현지시간) 발행될 신문에 일제히 게재하기로 예고한 가운데 보스턴글로브와 뉴욕타임스(NYT) 등이 15일 하루 먼저 온라인판에 관련 사설을 싣고 언론 자유의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보스턴글로브는 인터넷 홈페이지 맨 위에 ‘언론인은 적이 아니다’(Journalists are not the enemy)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언론을 ‘국민의 적’으로 규정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신문은 부패 정권이 국가를 떠맡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자유 언론을 국영 언론으로 바꾸는 일이라며 미 대통령이 행정부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 언론을 겨냥해 ‘국민의 적’이라는 주문을 외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2대 대통령을 지낸 존 애덤스가 ‘언론의 자유는 자유 보장에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미국의 이런 근본적 원칙이 오늘날 심각한 위협 아래에 놓여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스턴글로브는 미 전역 350여개 이상의 언론사가 자유 언론을 지지하는 노력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동참을 호소했다.

언론을 ‘적’으로 규정하고 비판적 내용의 보도를 ‘가짜 뉴스’로 깎아내리는 등 적대적 언론관을 드러내온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국의 신문들이 그야말로 ‘들고 일어선’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특히 각사의 공식적 견해와 입장을 표명하는 수단인 사설을 통해 연대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가장 상징적인 집단행동에 나섰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미 언론사들의 공동사설이 신문 지면으로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가짜뉴스 미디어가 바로 ‘야당’이다”며 “이들은 우리의 위대한 나라에 매우 안 좋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기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언론사들의 집단행동에도 기존의 언론관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로 해석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존 브레넌(사진)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기밀 취급 권한을 박탈했다. 브레넌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인물로 꼽혀왔다. 미 언론은 브레넌 전 국장이 지난달 16일 미·러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반역적”이라고 공격한 것이 결정적인 배경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대독한 성명에서 “나는 행정부 수장이자 군 최고사령관으로서 국가기밀에 대한 접근 통제 등 헌법상 고유 권한을 갖고 있다”며 이런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브레넌 전 국장은 “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하며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이것으로 나를 물리치거나 조용히 시킬 것으로 믿었다면 대단히 실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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