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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트럼프와 ‘사설’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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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16 23:37:47 수정 : 2018-08-16 23: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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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론들이 들고일어났다. 보스턴글로브는 어제 “언론인은 적이 아니다”는 사설을 실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의 적”이라며 도발하자 분개한 것이다. 시카고 선 타임스는 “대부분 국민은 트럼프가 헛소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신문 없는 정부보다는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고 한 토머스 제퍼슨의 말을 꺼냈다. 미국 신문사 350개사가 사설을 통해 트럼프의 말을 반박했다.

언론에 시비를 건 것은 대통령이다. 트럼프는 후보 때부터 그에게 불리한 뉴스에 대해 앞뒤 따지지 않고 “가짜뉴스(Fake News)”로 몰아세웠다. 이젠 ‘페이크뉴스’가 유행어가 됐다. 취임 직후 뉴욕타임스를 찾아가 최고의 언론이라고 치켜세우는 등 관계를 개선하는 듯했지만 시늉에 그쳤다.

트럼프를 둘러싼 뉴스는 대부분 백악관 전직 참모들의 증언을 토대로 보도된 것이다. 선거캠프 출신으로 백악관 대외협력국 공보업무를 맡았던 오마로자 매니골트는 “트럼프가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출연해 검둥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고 폭로했다. 트럼프는 즉각 “내 사전에 그런 말이 없다”고 반박했다.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은 “트럼프로부터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유출 관련) ‘러시아 스캔들’ 수사 중단 요구를 받았다”고 했다. 회고록에서는 트럼프가 사업가 시절 러시아 성매매 여성들과 얽힌 비밀문서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트럼프가 충성을 요구했다고 공개했다. 그의 경질 때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트럼프 같은) 부도덕한 인간들과 일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트윗을 통해 경질 사실을 알게 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은 “이곳은 매우 비열한 동네”라고 흉봤다. 백악관 참모들이 쫓겨나면서 쏟아내는 증언을 인용해 보도한 것인데 트럼프는 언론인들을 아예 “적”으로 간주한 것이다.

향후 튀어나올 더 큰 폭로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미리부터 언론을 ‘가짜’라고 색칠하는 것처럼 보인다. 지지층의 공고화를 위해서 그런다는 해석도 있다. 상식을 파괴하는 트럼프의 대언론 전략이 성공을 거두면 엉뚱한 국가에서 흉내 내지 말라는 법 없다.

한용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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