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 핸드볼 문홍심이 16일 열린 선수단 입촌식에서 인공기 게양과 국가 연주가 끝난 뒤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치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
지난 2월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5월 탁구 세계선수권, 7월 코리아오픈 탁구까지 연이어 남북단일팀이 성사되며 이제 남북이 국제대회에 함께 치르는 모습은 익숙한 풍경이 됐다. 낯설었던 남과 북은 살과 살을 부딪치며 진정한 친구가 돼 간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조정, 카누 등에서 한국과 또 한번 단일팀을 꾸리는 북한 선수단이 선수촌에 입촌했다. 북한은 16일 오전 선수촌에서 예멘, 태국과 함께 입촌식을 가졌다. 입촌식에는 원길우 북한 선수단장(체육성 부상)과 여자핸드볼 대표 선수 등 총 21명이 참석했다.
한껏 익숙해진 남북 스포츠의 현재를 보여주듯 북한 선수단은 한국 취재진은 물론 일본, 중국 취재진들의 카메라 세례에 시종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선수단이 잠시 건물 안 대기실로 이동할 때는 여자 핸드볼 선수들이 “우리 사진 많이 찍히네”라고 까르르 웃기도 했다. 북한 관계자들은 “평양이 더워서 이곳 날씨가 더 좋게 느껴진다”는 등 짧은 대화에도 응했다.
밝은 표정으로 예멘, 태국의 국기 게양을 지켜보던 북한 선수단은 인공기가 게양되고 국가가 울리자 진지한 표정으로 국기를 바라보기도 했다. 문홍심과 오경선 등 여자 핸드볼 선수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말을 아끼는 모습은 여전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선수들은 미소로만 답했고, 관계자들은 “기분 괜찮습니다. 많이 묻지는 마십시오” 등으로 응대했다. 행사장 근처에서 입촌식을 지켜본 김일국 체육상은 “경기장에서 더 얘기할 기회가 있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자카르타=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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