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이 16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105일 만의 복귀전인 이날 류현진은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로스앤젤레스=AFP연합뉴스 |
하지만 류현진이 왜 ‘괴물’이라 불리는지 제대로 보여줬다. 그는 난적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6이닝 동안 사사구 없이 안타 3개만 내주고 삼진 6개를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타선의 지원이 없는 가운데 0-0인 6회말 대타 족 피더슨으로 교체됐지만 이 이닝에서 다저스가 1점을 얻어내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다저스 타자들이 7회 2점을 더해 3-0으로 앞서나가 류현진은 시즌 4승째를 눈앞에 둔 듯했지만 5연패 기간 동안 평균자책점이 7.50에 달했던 불펜이 이를 지켜주지 못했다. 8회초 다저스 구원투수 칼렙 퍼거슨이 앤드루 매커친에게 동점 3점포를 허용해 류현진의 승리가 날아갔다.
하지만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12에서 1.77로 낮아질 만큼 그가 이날 보여준 구위는 오랜 공백이 무색할 만큼 안정적이면서도 뛰어났다. 투구 수 89개 중 60개가 스트라이크일 만큼 공격적이었다. 특히 최고시속 149㎞에 이른 포심패스트볼(33개)을 비롯해 커터(28개), 커브(19개), 체인지업(9개) 등 자신이 가진 다양한 구종을 골고루 활용하며 상대 타자들을 요리했다. 탈삼진을 잡아낸 결정구도 패스트볼 3개, 커터 2개, 체인지업 1개 등으로 다채로웠다.
위기도 많지 않았다. 1회 1사 뒤 브랜던 벨트에게는 빗맞은 2루타를 허용했지만 에반 롱고리아와 버스터 포지 등 중심타선을 모두 범타처리하며 막아냈다. 이후 류현진은 3회 앨런 핸슨, 데릭 홀랜드에 이어 매커친까지 3연속 삼진쇼를 펼치는 등 12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펼치며 상대를 압도했다. 다만 5회 1사 뒤 브랜든 크로포드와 헌터 펜스에 연속 안타를 맞고 1, 2루에 몰렸지만 핸슨과 홀랜드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위기를 돌파했다.
이날 호투로 류현진은 자신의 건재와 선발투수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했다. 여기에 더해 다저스가 이날 12회 연장접전 끝에 브라이언 도저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앞세워 4-3으로 승리하면서 연패를 탈출해 류현진의 호투가 더 빛났다. 이제 류현진에게는 남은 시즌 호투를 이어가 포스트시즌에서도 선발투수로서 존재감을 보여줄 계기를 만드는 일만 남았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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