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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퍼도 순수했던 첫사랑의 기억… 특별함은 없어도 깨알웃음 ‘빵빵’

입력 : 2018-08-16 21:01:06 수정 : 2018-08-16 2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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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개봉 영화 ‘너의 결혼식’
고등학교 3학년이지만 대학 진학은 남 얘기인 황우연. 그저 2년 전 자신을 괴롭혔던 친구들에게 복수하는 낙으로 사는 문제 학생이다.

우연은 전주에서 전학 온 환승희에게 첫눈에 반한다. 승희는 예쁘고 공부 잘하고 성격은 도도한, 전형적인 남성들의 ‘첫사랑’ 타입이다. 그런데 수시로 땡땡이를 치고, 은근히 발칙한 구석이 있다. 그 매력에 푹 빠진 우연은 복수 프로젝트까지 포기한 채 승희를 졸졸 따라다닌다. 어느새 가까워진 둘. 하지만 승희는 다시 떠나버리고 첫사랑은 그렇게 끝나는 듯싶었다. 졸업 후 치킨집에서 닭을 튀기던 우연은 우연히 대학교 홍보 책자에서 승희를 발견하고 죽을 힘을 다해 공부해 승희와 같은 대학에 입학한다. 승희만 찾으면 이뤄질 것 같았던 첫사랑. 하지만 우연 혼자만의 생각일 뿐이다. 둘은 이후로도 계속 엇갈린다. 그들은 첫사랑의 저주를 극복하고 이뤄질 수 있을까.

영화 ‘너의 결혼식’(사진)의 결론은 제목에서 이미 유추할 수 있다. 소재가 첫사랑인 만큼 결론보다는 모든 게 어설프고 순수했던 그 시절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 러닝타임 내내 웃음이 터진다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 성적 호기심 왕성한 남학생들의 에피소드와 첫사랑을 만나기 위해 난생처음 공부를 시작한 우연의 집념이 영화 초반 소소한 재미를 준다. 여기에 바보 같은 주인공 주변의 더 바보 같은 친구들도 맛깔난 연기로 깨알 같은 웃음을 담당한다. 키 차이가 30㎝ 가까이 나는 김영광과 박보영은 의외로 ‘케미’가 좋다. 박보영이 여전히 사랑스러운 가운데, 김영광의 밝고 건강함은 그보다 더 돋보인다.

하지만 내용 면에선 새로울 것이 없다. ‘건축학개론(2012)을 잇는 첫사랑 멜로’를 자신 있게 표방했지만, 이후 등장했던 대만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나의 소녀시대’ 등 첫사랑 이야기의 전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의 연속 속에, 우연의 서툰 행동이 귀엽기보단 미련하고 답답해 보이기도 한다. 주인공들의 엇갈리는 타이밍과 아슬아슬한 감정 교류로 안타까움과 설렘을 주던 영화는 우연이 취업 문제로 고민하면서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승희에게 달려가는 마지막 장면 역시 갑작스럽게 쿨하다. 멜로영화의 힘인 ‘공감’면에서 다소 부족해 보인다. 첫사랑을 막 겪은 10, 20대 관객이라면 아련한 첫사랑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의 ‘어른’들은 돌아보기도 싫은 찌질한 과거의 나, 후회만 남는 첫사랑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 22일 개봉.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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