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學歷)도 없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지만 65세 때 생선가게 문을 닫고 남은 인생은 우리 사회에 진 신세를 갚으면서 살겠다는 심정으로 자원봉사하며 살아왔다.”
길 잃은 2세 어린이를 구한 78세의 오바타 하루오(小畠春夫)씨가 카메라 앞에서 기쁨의 눈물을 훔쳤다. 일본에서 행방불명된 어린이를 수색하는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200㎞ 넘는 거리를 차를 끌고 달려와 결국 찾아낸 칠순 할아버지가 슈퍼 히어로로 부상했다.
산속에서 길을 잃은 2세 어린이를 수색에 나서 구조한 78세의 오바타 하루오씨가 구조 당시를 회상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래 사진은 오바타씨가 구조한 후지모토 요시키군. TV아사히 제공 |
일본 사회는 어린 생명의 무사 귀환에 안도하는 동시에 칠순 노인의 헌신에 큰 감동을 하고 있다. 오바타씨는 65세 되던 해에 그동안 사회에 진 빚을 갚는다며 생업을 포기하고 자원봉사 삶에 나섰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2016년 구마모토 대지진 때도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2016년 고향 오이타에서 행방불명된 2세 어린이를 수색해 찾은 경험은 이번에 큰 도움이 됐다. 오바타씨는 “(길을 잃은) 어린이는 산으로 올라가는 습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저 산으로 가면 요시키군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목욕 수건에 요시키군을 감싸고 산에서 내려오자 경찰관들이 안전을 위해 건네달라고 요청했으나 그는 한사코 거절했다. “14일 저녁에 요시키군 어머니와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내가 구해내 내 손으로 건네주겠다고 약속했다. 구두 약속도 계약이 아닌가. 요시키군을 건네받은 어머니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귀중한 생명을 구해서 기쁘다. 생명은 소중한 것 아닌가”라며 눈물을 흘렸다.
방송 리포터가 ‘요시키군을 다시 만날 생각이 있는가’라고 묻자 단호히 “아니다”고 했다. “요시키군이 인간의 아픔과 슬픔을 이해하는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한다. 그러면 그만이다”고 말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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