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독립 만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등이 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 참석해 양팔을 들어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를 외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일제 강점기 용산은 일본의 군사기지였으며 조선을 착취하고 지배했던 핵심이었다”며 “광복과 함께 한·미 동맹의 역사가 시작된 용산은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 온 기반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부에서 허파 역할을 할 거대한 생태자연공원을 상상하면 가슴이 뛴다”면서 “아픈 역사와 평화의 의지, 아름다운 미래가 함께 담겨 있는 이곳 용산에서 광복절 기념식을 갖게 돼 더욱 뜻깊게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용산은 과거 경의선과 경원선의 출발지이기도 해 ‘동아시아철도공동체’ 제안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행사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경축사에서 7차례 언급된 ‘여성’이었다.‘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운동과 일명 ‘혜화역 여성시위’ 등을 통해 여성인권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여성들은 가부장제 사회, 사회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중 삼중의 차별을 당하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31년 고공농성을 벌이며 ‘여성해방, 노동해방’을 외쳤던 평양 평원고무농장 노동자 강주룡, 1932년 제주 해녀 항일운동의 신호탄을 쏜 고차동·김계석·김옥련·부덕량·부춘화의 이름을 열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지난 광복절 이후 1년간 여성 독립운동가 202분을 찾아 광복의 역사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며 “여성과 남성, 역할을 떠나 어떤 차별도 없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발굴해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을 마친 후 국가기록특별전을 찾아 남북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를 재연한 포토존에 앉아 이소연 국가기록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유철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백범 김구 선생님은 국토 분단을 막으려고 ‘차라리 38선을 베고 죽겠다’고 하셨다”며 “부디 우리 정부가 더욱 노력해 ‘핵 없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이뤄내기를 국민과 함께 소망한다”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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