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왼쪽), 폼페이오 |
미 백악관이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송환 관련 브리핑 순서를 따로 마련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분석된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회의론이 제기되자, 북한의 성의 있는 조치가 진행되고 있음을 부각해 대화 동력을 살리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날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과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각각 브리핑에서 미군 유해 송환의 의미 등을 설명면서 ‘북한 띄우기’를 거들었다.
외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점, 김정은 위원장이 다음달에 중국·러시아는 물론 세계 각국 정상들과 접촉할 기회가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북·미 협상의 진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김 위원장이 등장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와 관련한 주변국 정상들을 잇달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북·미 협상의 꼬인 매듭을 풀기에도 적기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종전선언 등 ‘깜짝쇼’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워싱턴과 평양이 (종전)선언과 (핵)신고를 맞바꾸는(declaration-for-declaration) 합의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NYT는 남북이 늦어도 연말까지, 이상적으로는 유엔총회 개회일까지 종전선언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 급급해 비핵화 협상을 서두르면 북한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미국에게 중요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반출 카드를 대가로 종전선언을 얻어내려 할 수 있다. 트럼프도 ICBM 폐기 정도의 협상 성과에 만족하고 종전선언을 해줄 수 있다. 이럴 경우 대북제재 전선이 무너지면서 완전한 북한 비핵화는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성과가 비핵화 국면의 향배를 좌우할 가늠자로 여겨진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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