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제약·바이오기업 '깜깜이 공시' 제동 건다

입력 : 2018-08-15 20:53:51 수정 : 2018-08-15 21:32:0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금감원, 3분기부터 개선 / 신약개발·승인·투자비용 회수 등 / 불확실성 알려 묻지마 투자 방지 /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 착수 지난해부터 실적과 무관하게 투자금이 쏠리며 ‘묻지마 투자’ 논란이 일었던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깜깜이’ 공시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금융감독원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개발 등 중요 정보를 충분히 알리지 않고 있어 공시를 강화하겠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금감원이 163개 제약·바이오기업의 사업보고서를 점검한 결과, 현행 공시내용으로는 산업 특유의 위험요소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제약·바이오주가 주목받으면서 일부 회사는 실제 성과와 관계없이 주가가 크게 뛰어오르는 등 시장이 과열됐다.

금감원은 오는 11월15일 제출하는 3분기 사업보고서부터 해당 기업들이 투자위험요소 정보를 충분히 담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신약 개발 관련 내용에서는 ‘연구개발활동’, 라이센스계약에서는 ‘경영상의 주요계약’ 부분의 정보를 투자자들이 알기 쉽게 공시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제약·바이오산업 투자자를 대상으로 유의사항을 안내할 방침이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임상1상에서 판매승인까지 성공 확률은 9.6%에 불과하다는 점과 신약이 출시되더라도 투자비용을 회수할 만큼의 판매가 이뤄질 확률은 높지 않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핵심 연구인력과 글로벌 임상시험 진행 결과, 경쟁제품의 개발 진행 현황 등도 투자자들이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바이오신약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는 △시장을 선점한 제품이 있는 경우 시장 침투가 어려움 △신규 진입 기업 증가로 가격경쟁 심화 △대규모 투자에 따른 디폴트 리스크 등이 확인해야 할 사항에 담겼다.

금감원은 분석 결과 기업들이 신약 임상에 실패하거나 개발을 중단하더라도 이를 잘 공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3년~2016년 6월까지 임상시험 중단 보고 건수는 166건으로 같은 기간 임상시험 계획 승인 건수(2230건)의 7.4%에 불과했다. 많은 기업이 임상시험을 시작한 ‘호재’는 알리면서 실패라는 ‘악재’는 감춘 것이다.

또한 세계적 추세에 맞지 않는 신약은 기술수출(라이센스 아웃)과 개발 성공에 따른 수익 창출 가능성이 작고, 세계적 추세에 맞는 신약은 타사에서도 개발 중인 경우가 많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이런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도 이미 선점한 제품이 있는 경우 후속 출시 제품은 시장 침투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한 신약보다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가격경쟁이 심하다. 대량 생산을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예상만큼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기업의 존속이 위험해지기도 한다.

금감원은 “제약·바이오산업이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으나 신약 개발 등 중요 정보 및 위험에 대한 공시내용이 불충분한 상황”이라며 “투자위험 공시 강화를 2018년 사업보고서 중점 심사사항으로 점검하는 등 완전하고 투명한 공시 정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재감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감리조치안을 마련해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가급적 올해 안에 의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