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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혐의 아이샤 "엄마, 저는 속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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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15 13:21:16 수정 : 2018-08-15 13: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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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이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서부 랑카스무루에 살고 있는 베나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자신의 딸인 시티 아이샤(26·여)가 공범 도안 티 흐엉(30·여)과 함께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을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신경작용제 VX로 살해했다는 믿기 힘든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었다. 현지 뉴스에서도 연일 보도된 이 사건 이후 베나는 시티가 자신의 딸이 아닌 것처럼 연기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매일 신께 기도하며 딸의 석방을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티가 누군가를 살해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아이가 무죄 판결을 받고 걸어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김정남 암살 혐의를 받고 있는 시티와 흐엉이 무죄를 주장하며 재판의 마지막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는 16일 말레이시아 법원이 이들에 대한 무죄 여부를 판단하고, 만약 무죄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변호인단의 최종 변론 이후 다시 판결이 나오게 된다. 말레이시아 법률상 유죄가 인정될 경우 이들은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현재 시티 측 변호사 구이 순 승은 무죄를 확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티를 기소한 증거가 정황 증거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변호사는 시티가 김정남을 공격한 장면을 본 목격자가 없고, CCTV를 통해서도 시티를 확정할 수 없으며 시티의 몸에서 VX가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사건이 발생한 뒤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지도 않았고 말레이시아에서 도망치지 않은 점과 쇼핑을 하고 일을 하러 출근한 점도 용의자의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시티 측은 강조하고 있다.

시티는 며칠 간격으로 베나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속았다고 말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베나는 “전화통화 시간이 5분 제한이라 왜 김씨 가문과 딸이 연루됐는지 전부 듣긴 어렵다”면서도 “딸은 ‘이 모든 일이 꾸며진 것이고, 저는 속은 거예요’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나에 따르면 시티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10대 초반 자카르타로 나와 의류 공장에 취직했다. 18세때 이 공장 주인의 아들과 결혼해 아들을 낳은 그는 2012년 이혼한 뒤 인도네시아 바탐으로 가 옷 가게에서 일하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꿨다. 베나는 시티를 마지막으로 만난 자리에서 아이가 “엄마, 저는 여배우가 될 거예요. 장난을 치는 역할을 제안 받았어요”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시티와 달리 흐엉은 지난해 엄마가 심장병으로 사망한 뒤 자신의 신변에 관해 함구하면서 상대적으로 조용히 재판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흐엉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가족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18세 때 고향 마을을 떠나 하노이로 가 약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이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해 곧 학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신화통신, 가디언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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