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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와의 전쟁-하] 여전한 '집값전쟁'…시장 불안해지면 추가 대책 나올까?

입력 : 2018-08-18 13:00:00 수정 : 2018-08-15 16: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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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발표된 8·2대책의 가장 큰 성과는 다주택자를 제도권 내 임대사업자로 끌어들인 점이다. 정부는 높은 임대수익을 얻으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는 주택임대업자들을 과세 대상에 넣고, 임대료 인상률은 5%로 제한해 공평과세와 세입자 주거안정을 동시에 꾀하는 성과를 얻었다.

다주택자들의 버티기도 여전해 집을 파는 대신 자녀에게 물려주거나 부부 공동명의로 이름을 바꾸는 등 '세(稅)테크'도 활발해진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8·2대책 후속조치로 발표한 '임대사업등록 활성화 방안'에서 임대사업자의 건강보험료를 인하하는 등의 혜택을 공개했다.

다만 정부는 사실상 임대등록자의 '인센티브'를 확대했다기 보다는 임대등록을 하지 않은 다주택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했다.

청약조정지역 내 보유주택이 2채만 돼도 양도세를 중과하고, 집이 많을수록 종부세를 가중하는 보유세 개편을 추진하면서 임대사업자로 등록해야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임대사업 등록자 수는 총 7만4000명에 달했다. 작년 상반기 등록자 수에 비해 2.8배 많은 것이다.

증여 건수도 급증했다. 집을 팔거나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다주택자는 양도세, 종부세 부담을 덜기 위해 대거 증여에 나섰다.

국토부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전국의 주택 증여거래 건수는 총 5만4655건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증여 건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해 상반기(4만841건)와 하반기(4만1343건)를 모두 뛰어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8·2대책 이후 다주택자의 가장 큰 관심사는 '절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새 정부 들어 늘어난 세금을 줄이기 위해 매도·증여·임대업자등록·버티기 등 4개의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도·증여·임대업자등록·버티기…다주택자 '4개 선택지' 놓고 고심

8·2대책과 후속조치로 발표된 청약 규제에도 수도권 청약시장은 후끈 달아오른 모습이다.

정부의 1순위 자격 강화, 가점제 확대 등의 조치에도 강남 재건축 일반분양분이나 서울 재개발 아파트, 수도권 신도시나 공공택지 등지에서 분양된 아파트에는 수만명의 청약자들이 몰리면서 과열이 빚어졌다.

특히 서울, 과천 등지는 정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분양가상한제 보다도 강력한 분양가 규제에 나서면서,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로또 아파트'가 쏟아졌다.

반면 비인기지역은 순위 내 마감에도 실패, 인기 지역과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했다.

부동산114가 금융결제원 청약 결과를 분석한 결과 8•2대책 이전 1년간 총 504개 단지가 분양된 가운데 30.5%(154개)가 순위내 청약에서 미달됐으나, 8•2대책 이후 1년간은 청약 미달 단지의 비중이 38.2%(169개)로 증가했다.

국토부가 집계한 전국 미분양 주택은 5월 말 기준 5만9000여 가구로 6만 가구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불러왔으며, 이는 결국 서울 집중을 심화하고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은 수요 감소로 침체 가속화를 가져온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8·2대책 효과가 지금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양도세 중과 조치나 대출 규제 효과를 분석하기에는 시행 기간이 짧고, 무엇보다 종부세 강화 등 후속조치들도 줄을 잇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늘어나기 시작하는 주택 입주물량은 내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주택 입주물량 내년 이후에도 쏟아질 듯…공급과잉 현상 심화될까?

정부의 강력한 집값 안정화 대책인 8·2대책은 가히 '규제 종합세트'라 불릴 정도로 광범위한 규제를 총망라한다.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묶은 것은 물론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등 재건축 규제와 청약 규제까지 더한 8·2대책은 부동산 투기를 용납하지 않는 현 정부의 정체성이 담긴 정책으로 풀이된다.

경기 사이클과 공급물량 증가 등의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강력한 규제 덕분에 8·2대책 직전 서울을 중심으로 과열됐던 부동산 시장은 최근까지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했다.

8·2대책은 워낙 내용이 많고 파급력도 커 국토부 부동산시장 관리 정책의 근간을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국토부 안팎에서는 8·2대책이 나온 지 1년이 된 만큼 그동안의 정책 효과를 점검하고, 향후 시장 관리 방향을 점검할 때가 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단 당국은 정책의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런 인식에 대해 최근 서울에서 집값이 다시 꿈틀거리는 것에 대해 정부의 보유세 개편안 발표 이후 '집값을 잡기 위해 쓸 수 있는 카드가 다 나온 게 아니냐'는 인식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걷히고 마침 서울시의 여의도·용산 개발방안도 발표되면서 투자 심리가 다시 살아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정부가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수요를 견제할 수 있는 추가 대책을 만드는 게 결코 어렵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굳이 새로운 정책을 고안할 게 아닌 과거 정권에서 완화했던 부동산 규제를 원상태로 환원하기만 해도 된다.

재건축 시장의 경우 3월 안전진단 기준을 대폭 강화했는데, 재건축 가능 연한을 다시 늘리는 방안이 가능하다.

일시적 1가구2주택 중복 보유 허용 기간을 2년에서 1년으로 다시 줄이거나, 1가구1주택 양도세 면제 보유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방법 등도 있을 수 있다.

서울 일부 구에 한정된 투기지구를 늘리거나 재건축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높이는 방안도 가능하다.

다주택자를 압박하기 위해 임대주택 등록 의무화 검토 시기를 당초 2020년에서 앞당길 수도 있다.

신혼희망타운에 더해 강남과 가까운 수도권 요지에 신도시급 택지를 조성하고서 청년과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공공주택을 대거 공급하는 방안도 있다.

◆"시장 수급논리 맞는 공급대책 강구해야"

일각에서는 시장 원리에 맞춘 공급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문도 있다.

최근 서울과 분당 등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이 급등한 이유는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 때문이라는 것.

학군과 교통 여건이 좋은 곳은 여전히 수요가 몰리는데 투기 수요를 잡는 데만 치중했을 뿐 공급까지 묶어놓았으니 가격이 뛰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시장 원리라는 분석이다.

당첨만 되면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기는 '로또 아파트'가 생긴 것도 이때문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공급 전략은 일자리 정책과도 일맥상통한다"며 "건설 부진으로 올 하반기에만 2만4000명이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던 이 분야 취업자들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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