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중국 도움 바라지만…"무역전쟁 탓 큰 도움 못 줄 것"

美 관세 부과 강화할까 두려워 '성의 표시' 그칠 듯

미국과의 관계 악화로 경제 위기를 겪는 터키가 중국의 도움을 바라지만, 미국의 '관세 폭탄'에 시달리는 중국이 큰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터키는 미국인 목사 장기 구금과 러시아 첨단무기 도입 등으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으며,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2배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터키 통화인 리라화 가치와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등 터키 경제는 풍전등화의 위기를 겪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각) "터키 경제는 위기 상황이 아니며 파산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중국, 러시아, 일부 유럽 국가와 새로운 경제 동맹을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 등의 도움을 얻어 미국의 압박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중국 국영 은행인 공상은행(ICBC)은 터키의 에너지 및 운송 부문에 36억 달러 규모의 대출 패키지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주에도 중국 국영 은행인 중국은행(BOC)의 터키 자회사가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터키 정부의 위안화 표시 채권발행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등으로 국제무대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중국으로서는 위기에 빠진 터키를 구제할 경우 중동 지역에서 강력한 동맹국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에 맞서 터키에 전면적인 경제적 지원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섣불리 터키를 지원했다가 성난 미국이 관세 부과를 확대할 경우 중국 경제 또한 침체에 빠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폭탄'은 날로 강도가 세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사실상 모든 제품인 5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악사 인베스트먼트의 에이든 야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터키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지원은 미국을 자극할 수 있으며, 미국이 중국에 대해 더 강도 높은 조처를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중국 전문가인 쑨신은 "중국이 반미 동맹을 구성하기 위해 터키를 지원할 가능성이 있지만, 관세 부과 등에 대한 우려로 인해 그 규모는 전면적인 지원보다는 '정치적 성의 표시'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