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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터키 금융불안… 글로벌 경제 '뇌관' 부상

입력 : 2018-08-13 21:09:20 수정 : 2018-08-13 21: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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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역제재 발표후 리라화 폭락 / 최근 1년 리라화 40% 이상 하락 / 10년 국채 수익률 22% 사상 최고 / GDP대비 부채 53%로 치솟아 / 모라토리엄 땐 EU 회원국 타격 / 아르헨·러시아·중국 통화도 급락 / “주변국으로 위기확산 지켜봐야” 미국의 무역제재로 촉발된 터키 리라화 가치 급락으로 신흥국 위기설이 다시 대두하고 있다. 그 여파에 한국 금융시장도 크게 출렁거렸다.
터키발 충격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전 거래일보다 각각 1.50%, 3.72% 폭락한 13일 오후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제원 기자

13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는 지난 10일 미국의 제재 발표 직후 14% 떨어진 가운데 지난 주말 10% 추가 하락했다. 원화 대비 환율은 지난해 9월11일 333.42원을 기록한 이후 약 11개월 만인 13일 최저가 기준 168.49원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도 최근 1년 사이 40% 이상 하락했다. 터키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지난 10일 기준 10년 만기 터키 국채 수익률은 22.1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수익률이 오른다는 것은 해당 채권의 부도 위험성이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

터키의 가파른 대외부채 증가세는 최대 불안 요인이다. 2011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36.65%였던 대외부채는 2016년 47.31%까지 매년 꾸준히 증가했고 2017년 들어 53.3%까지 치솟았다. 단기 외채는 GDP 대비 21% 수준까지 높아졌다. 부채는 주로 유럽 은행들로부터 빌려온 자금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터키가 모라토리엄(지급유예)을 선언하면 유럽 은행들이 타격을 입게 된다. 현재 상황대로면 터키의 부채는 리라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더 늘어나게 된다. 게다가 지난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재무장관에 자신의 사위를 임명해 향후 경제대책에 대한 불안감도 커졌다.

신흥국 위기설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가 올해 들어 36% 하락했고, 러시아 루블화 가치도 15% 떨어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가치가 12%, 중국 위안화 가치는 5%가량 하락했다. 지난 10일 나온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는 0.7% 하락해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 인도, 대만 등의 경제가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금융위기가 재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경기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수출에서 터키가 차지하는 비중은 1.1%, 수입은 0.2%로 크지 않지만 터키 현지에 있는 한국 기업의 공장 등은 부품 수급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효진 SK증권 자산전략팀장은 “터키의 높은 대외부채 비율과 이 자금이 유럽 은행으로부터 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유럽 은행 주식과 유로화 약세가 예상된다”며 “터키의 위기가 주변국으로 확산할지를 잘 지켜봐야 한다. 당분간 주가 약세 흐름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세계 경기가 좋아지면서 신흥국들이 부채를 크게 늘렸는데 미국 금리 인상과 맞물려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화한 상황이라 외부 충격이 더 크게 전해진다.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병욱·김라윤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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