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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를 천재답게 놔두지 않는 한국…간섭· 규제, 아니면 모르쇠로 앞길 망쳐

입력 : 2018-08-13 17:33:57 수정 : 2018-08-13 17: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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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11월 일본 후지TV에 나와 대학수학교수가 내 준 일본대학 입학 수학문제를 막힘없이 풀어내고 있는 김웅용, 당시 IQ 210으로  측정돼 역사상 가장 높은 IQ를 지닌 인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6살에 대학 미적분을 풀었고 8살에 대학에 입학, 역대급 천재로 유명세를 탔던 송유근(1997년생)씨가 박사학위 대신 현역 입대영장을 받아 들었다는 13일 보도에 '이 것이 한국이 영재를 대접하는 현실이다'는 자조섞인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의 천재들은 지나친 간섭 및 관심, 아니면 그 그릇을 담기 힘든 한국의 폐쇄성, 국가 차원의 지원이 아닌 가족과 몇 몇 주변인물이 뒷바라지를 책임진 결과 때문에 추억속의 천재로만 남았다.

◇ 4살때 4개국어, TV에 출연해 미적분 술술 풀던 IQ 210의 김웅용 '홀로 내 팽개쳐졌던 천재'

천재를 정의하기는 어렵다. 다른 분야는 좀 떨어져도 미술, 음악, 체육, 암기 등 특정분야에서 천재성을 발휘하면 천재다.

그런 가운데 지능지수, 즉 IQ는 해당 연령의 두뇌발달을 볼 수 있는 대표적 지수로 영재로 분류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 8살에 미국 나사로 스카우트 됐지만 종합적 관리 없이 계산만 반복시켜 영적 재능 바닥내게 만들어 

1980년도판 기네스북에 역사상 가장 IQ가 높았던 이로 한국의 김웅용(1962년생)이라는 천재 이름이 올랐다.

현재 신한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리치고 있는 김 교수는 만 4살때 IQ 210을 기록, 세계 최고의 천재로 인정받았다. 

1966년 11월 일본을 놀라게 한 천재 김웅용 소식을 전한 국내 언론.

김 교수는 4살 때 4개국어를 했으며 만 4살 8개월이던 1966년 11월 일본후지TV에 출연, 대학수준의 미적분을 술술 풀어내 수학교수를 깜짝 놀라게 했다.

김 교수는 또래들이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닐 1970년 8살의 나이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스카우트 돼 6년간 재직했다.

그러면서 콜로라도 주립대학교(Colorado State University)에 청강생으로 입학, 열 물리학/핵 물리학에 관한 박사 공부를 했다.

문제는 IQ만 높았지 아직 어린이에 불과한 김 교수를 정서적으로 안아줄 사람도, 격려해 줄 사람도, 학문적으로 보다 높은 길로 이끌어 줄 스승도 주변에 없었다는 점.

나사는 천부적인 김 교수 수학능력을 이용, 수치 분석 숙제만 줄기차게 보냈다.

많은 것을 경험하고 탐구할 나이에 다람쥐 챗바퀴 돌듯한 생활에 김 교수의 지적능력은 고갈돼 버리고 말았다.

▲ 16살 때 돌아왔지만 졸업장 없다는 이유로 모두가 외면

김 교수는 1978년 나사를 탈출 한국으로 돌아와 연구소에 취직하려 했지만 "대학 졸업장이 없어 받을 수 없다"는 답만 들었다.

지적 성장의 마지막 시기마저 이렇게 놓친 김 교수는 초, 중, 고 검정고시를 볼 수 밖에 없었고 그 과정서 그를 세계적 수학자 혹은 물리학자, 천체물리학자로 만들 기회를 한국 교육시스템이 짓밟았다.

▲ 아예 전공을 토목공학으로 바꿔버려

김웅용 교수는 '실패한 천재'라는 주위의 따가운 눈총에 전공마저 아예 토목공학으로 변경, 물리학과 영영 이별했다.

◇ 해커계 전설 이정훈,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 아닌 회사일만 해야하는 풍토에 염증느껴 구글로

▲ MS, 구글 보안망 모조리 뚫어 버려

이정훈(1993년생)은 세계 해커계에서도 전설로 통하는 인물이다. 


고교시절부터 해킹과 보안에 흥미를 가진 이정훈은 2010년 이후 국내 최고의 화이트해커(보안분야 약점을 찾아 이에 대응하는 일을 하는 착한 해커)1인자로 자리잡았다.

2013년 해커 올림픽이라는 데프콘 대회 3위로 국제적 명성을 떨친 그는 2015년 데프콘대회에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 IT기업 보안망을 모조리 뚫고 우승, 전세계 보안업체로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같은해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소프트웨어 약점을 찾는 해킹대회 '버그바운티 폰트온'에서 1위, 대회 사상 최대 상금인 22만 5000달러(약 2억 5000만원)을 거머쥐었다. 

2015년 캐나다 해킹대회에서 예상을 뒤엎고 난이도 높은 문제를 빠른 시간안에 풀어내 우승상금 2억5000만원을 차지한 이정훈(왼쪽)에 대해 대회 관계자가 놀랍다며 인터뷰하고 있다.

▲ 구글보다 적은 연봉의 삼성 택했지만 결국

2015년 세계 최고 해커로 우뚝선 이정훈씨는 많은 연봉을 내민 구글을 뿌리치고 삼성SDS에 입사했다.

이후 이정훈은 1년만에 구글로 이직하고 말았다.

삼성은 당연히 자사 전자제품 보안상 약점을 이정훈씨가 찾아내고 막길 원했다. 반면 이정훈씨는 인터넷 브라우저 보안 등 보다 높은 수준, 넓은 분야 해킹과 보안에 관심이 많았다.

삼성도 좋은 회사였지만 그에겐 구글보다 작은 그릇이었던 셈.

▲ 이정훈, 2018데프콘 대회에 한국대표로 참가해 우승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 화이트해커팀 'DEFKOR00T'이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해킹방어대회 '데프콘'(DEFCON CTF 26)'에서 우승했다고 밝혔다.

이정훈은 보안리더 양성프로그램'(BoB)을 수료하고 국방과학연구소, 고려대학교 등에 활동하고 있는 연구원들과 이종호 라온시큐어 화이트햇센터 팀장, 운인수·장영진 조지아공대 박사과정생 등과 한팀을 이뤄 보안망을 뚫는 중추적 노릇을 했다.

◇ 송유근, 분명 영재인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는 이날 "송유근씨가 박사학위 취득에 실패, 학위 취득 기한이 8년을 넘겨 졸업이 아닌 수료로 UST를 떠나게 됐다"고 알렸다.

아직 만 21세에 불과하기에 박사과정이 아닌 대학 신입생으로 입학해도 이상할 나이가 아니지만 그가 걸어왔던 길을 생각하면 씁쓸하다.

송씨는 6살 때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이해하고 대학 미적분 문제를 푼 아이큐 187의 천재.

검정고시로 중·고교 과정을 마친 그는 만 8살이던 2006년 인하대 자연과학계열에 입학, 아저씨와 이모뻘과 함께 공부를 했다. 

6살 송유근 어린이가 대학 미적분 문제를 간단하게 처리한 뒤 '다음은 또 뭘~'이라는 듯 궁금증을 나타내고 있다.

한참 놀고 까불며 지적 호기심을 키워가야할 나이에 10살 이상 많은 동급생들과 어우리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대학생활에 적응치 못하고 독학사로 전자계산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12살이던 2009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천문우주과학전공 석·박사통합과정에 진학, 블랙홀을 연구했다.

송씨는 2015년 블랙홀 관련 박사논문을 발표했으나 표절 논란에 휩싸였고 2016년 11월 논문이 공식 철회됐다.

표절논란으로 지도교수가 떠났고 이후 송씨는 UST 박사과정 학생 신분으로 일본과 대만 천체물리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혼자 논문 완성에 몰두했다. 

영재, 천재일수록 지적 호기심 자극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홀로 공부한 까닭인지 박사학위 논문 심사위원들로부터 이런 저런 지적을 받아 결국, 불합격됐다.

뜻있는 몇 몇 학자들은 '몇살에 박사학위가 중요한게 아니라 내용과 학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중요하다'며 송유근씨도 학위취득이 아닌 논문 자체에 집중,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 나간다면 "기대한 대로 한국의 천재 송유근으로 남을 것이다"고 진심어린 도움말을 내 놓았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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