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원전과 인근에는 약 1500마리의 개가 살 것으로 추정됐다. |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폐허가 된 도시에서 살아 남은 개들은 지금 껏 번식을 이어왔다.
사고 30년이 지난 지금도 체르노빌 인근에는 수천 마리의 개가 살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사고 당시 버려진 개의 후손이다.
버려진 개에게 사람이 손을 내민 건 2013년부터다.
당시 방사선 전문가로 지역을 찾은 루카스 힉슨은 원전 사고에도 많은 개가 사는 것에 놀라 개의 입양처를 찾고 치료 등을 진행하는 ‘체르노빌의 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순수하게 개가 좋아서 활동하는 그는 수년간의 노력 끝에 2017년 체르노빌에서 구한 개 두 마리를 미국의 가정에 입양 보낼 수 있었다.
그는 "우리 팀은 안전을 위해 엄격한 검사와 절차를 따르고 있다"며 "개들의 방사능 오염 수준은 매우 낮아 사람에게 아무 위험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원봉사자들과 치료를 마친 개를 방사선 센서와 위성항법장치(GPS) 수신기를 장착하고 다시 체르노빌 제한 구역으로 보낸다. 이들은 개에게 검출되는 방사능 수치가 낮고 사람과 생활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게 확인되면 입양을 추진한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미국 단체 클린 퓨처스 펀드(CFF)에 따르면 거주가 인정되지 않는 지역에 약 1000마리에 개가 사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발전소 주변에 약 150마리, 체르노빌 지역에 300여마리가 사는 것으로 예상했다.
원전 사고지에서 발견된 개. 발견된 개 다수는 방사선 피해로 목숨을 잃었다. 그중 일부는 지금껏 남아 일대를 떠돌고 있다. |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CFF 캡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