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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 지배 중국, 평화적 정권교체 비결은…

입력 : 2018-08-11 03:00:00 수정 : 2018-08-10 19: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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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공산 국가들 ‘피의 숙청’ 동반 / 혼란 없이 권력 이양은 수수께끼 / 저자 ‘서구의 파벌론’ 과감히 배격 / 세계 2위 경제 대국?사회 안정 등 / 신중국 일궈낸 정치체제 재평가 / 중국 공산당 리더십의 본질 해부
가토 요시카즈 지음/정승욱 옮김/한울아카데미/2만9500원
붉은 황제의 민주주의/가토 요시카즈 지음/정승욱 옮김/한울아카데미/2만9500원


중국 공산당 리더십의 본질을 분석한 책이다. 공산당 일당 지배라는 한계를 넘어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는 리더십을 풀이해놓았다.

40대 후반의 국제정치학자인 저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고등국제문제연구대학원과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중국정치를 공부했다. 저자의 중국정치 시각 역시 비판적이지만 결코 감정적이지는 않다. 냉정한 시각으로 시진핑 체제와 중국 지도부의 능력을 비평하면서, 아울러 공산당 정권의 미래를 예측해본다.

공산당이 지배하는 인구 14억명의 거대 국가 중국이 평화적으로 정권 교체를 이루어냈다. 사회주의 체제의 국가들 가운데 이런 사례는 거의 없다. 과거 소련 등 공산 독재 체제는 예외 없이 피의 숙청 과정을 통해 정권을 교체했다.

그러나 중국은 예외였다. 가장 최근 벌어진 정치적 사건이라면, 2012년 4월경 불거진 이른바 ‘보시라이’ 사건이었다. 시진핑 체제에 반기를 들었다는 일단의 정치세력이 숙청되었지만, 피의 보복 같은 유형은 아니었다.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 체제로의 권력 이양 과정을 통해 시진핑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

현대 정치학계에서 중국 공산당은 연구 대상이다. 서구식 정치 사조가 주류인 현대 정치학은 아직 중국 공산당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고 사회적 수준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민주주의로 이행한다는, ‘민주주주의 이행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과거 1976년 신중국의 건국자 마오쩌둥 사망을 전후해 혼란에 빠질 것이란 관측이 대세였지만 그렇지 않았다. 1989년 6월을 전후해 서방에서는 중국분열론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벌어진 대학생, 지식인의 민주화 요구를 계엄군이 유혈 진압했기 때문이다. 1997년 개혁개방의 설계자 덩샤오핑 사망 때도 그랬다. 모두 희망 섞인 관측에 그쳤다. 
중국공산당이 정치적 안정을 이루고 있는 기본틀은 정치국상무위원 7인으로 구성된 집단지도체제 시스템에 있다. 왼쪽부터 시진핑 국가주석 겸 총서기(서열 1위), 리커창 총리(2위),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3위), 왕양 중국정협 주석(4위), 왕후닝 사상 이념 언론 담당(5위),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6위), 한정 상무부총리(7위).

특히 소련처럼 곧 중국도 붕괴할 것이라고 보았던 서구 정치학계는 무색해졌다. 이런 시각은 2000년대 중후반까지도 서구 학계 다수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서구식 잣대로 중국을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자각이 어느때보다 크게 일고 있다. 서구식 시각으로 보면 중국공산당의 평화적인 정권 교체는 수수께끼다. 서구 연구자들의 중국정치 관련 연구 테마는 파벌론이 대부분이다. 국민의 의사보다는 정치 엘리트가 파벌을 지어 권력 암투를 벌인다는 게 파벌론의 요지다. 그러나 파벌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공산당은 권위주의 체제임에도 정치적 안정과 함께 세계 2위 경제 대국이라는 업적을 이뤄냈다. 저자는 중국체제를 이른바 ‘풍요로운 권위주의’라고 이름 붙였다.

아직 중국공산당 특유의 집단지도(영도)제에 대한 시각은 매우 비판적이다. 정치범을 억압하는 ‘인권 탄압국’ 내지 언론·집회·결사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정치 후진국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저자는 “신중국 건국 이후 60여년 만에 거둔 신중국의 정치체제를 객관적으로 재평가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19차 중국공산당대표대회(19차 당대회)가 열리기 2년여 전인 2015년 도쿄에서 출간되었다. 저자의 예측대로 19차 당대회는 차분히 끝났고, 시진핑을 위시한 중국 지도부는 개혁작업을 착착 실천하고 있다. 저자는 일부 서방 언론에서 나오는 ‘시황제 내지 독재 공고화’ 같은 일방적 분석을 거부한다. 공산당 내부와 연결된 생존 유력인사들과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미래를 분석한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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