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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계속 울려대는 경고음…기력 잃어가는 韓 경제

입력 : 2018-08-11 05:00:00 수정 : 2018-08-09 09: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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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한국경제 곳곳에서 악재가 쏟아지고 있으며, 일부 연구기관들은 대한민국 경제가 이미 침체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7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올해 연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에서 2.9%로 낮췄습니다. 내년에는 2.8%로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여건이 악화될 것이라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이같은 위기는 국가경제의 축인 수출이 부진한 게 가장 큰 원인입니다. 지난달 1∼10일 수출액은 조업일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작년 같은 달보다 1.9% 줄었습니다. 미(美)-중(中)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한국 수출은 더욱 흔들릴 공산이 큽니다. 이런 무역전쟁은 글로벌 경기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은데, 수출 위주의 한국경제로서는 직격탄을 맞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고용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일자리 쇼크'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 6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0만6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2월부터 5개월째 10만명 안팎에 머무는 것인데, 정부의 목표인 월평균 30만명에 크게 미달하는 수준입니다.

이런 고용부진은 10년 전 금융위기 때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고용이 개선돼야 소득이 증가하고 소비와 함께 경제가 성장하는데, 이런 선순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형국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기업이 자주 만나 해결책을 함께 찾아야 한다면서도 회동할 때마다 투자와 고용계획을 내놔야 한다면 그 내용을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며, 상황이 급하더라도 순리에 따라 차분하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가 기댈 곳 없는 벼랑 끝에 내몰렸다.

내수 증가세가 약화한 가운데 수출마저 흔들리고 있으며, 조선업 및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장기화로 제조업 일자리 감소폭은 더 커졌다.

월간 취업자 증가폭이 20만명에도 못 미치는 '일자리 쇼크'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고용 부진이 추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미-중 무역전쟁 확전으로 수출마저 내리막을 걸으면 내수·수출·고용 모두 악순환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저효과에도 6월 '일자리 쇼크'가 이어진 데 대해 놀라워하면서, 하반기에도 고용상황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일자리 쇼크' 지속되는 추세…하반기 고용상황 개선 쉽지 않아

올해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3% 달성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내수 증가세가 약화한 가운데 일자리 쇼크가 장기화, 한국 경제를 둘러싼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5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1.0% 줄며 두 달째, 설비투자는 3.2% 줄며 3개월째 각각 감소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의 내수 증가세가 약화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경기개선세가 완만해지고 있다고 최근 진단했다.

일자리 쇼크 장기화는 내수 추가 위축으로 직결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취업자 증가폭은 14만2000명에 그쳤다. 지난해 증가폭 31만60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이 몰아쳤던 2009년 하반기(-2만7000명)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조선업과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 장기화에 따른 제조업 부진이 일자리를 줄이고 있어서다.

2분기 제조업 취업자는 9만1000명 감소, 작년 2분기(-2만1000명) 이후 4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6월만 보면 12만6000명 감소해 작년 1월(-17만명)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韓 경제 버팀목 수출마저 '삐걱'

그나마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수출마저 삐걱대고 있다.

고용이 가계 소득을 줄여 내수의 발목을 잡는 상황에서 수출마저 흔들리면, 한국 경제가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받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지난해 3% 성장세에 크게 기여했던 수출 증가세는 최근 횡보를 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7개월간 증가세를 이어가던 수출은 지난 4월 1년 전보다 1.5% 감소하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5월에 한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6월에는 다시 소폭 감소하면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대외 통상환경이 예상보다 빠르게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중 무역전쟁을 계기로 주요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도미노처럼 확산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민간을 중심으로 제기된 이 같은 비관적인 전망이 다소 과장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심리 악화…기준금리 인상 미뤄지나?

이런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으로 경제 심리가 악화해 한은 기준금리 인상 시점도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국내 간접영향 우려'라는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 확대로 경제 심리지수가 악화하는 경우 금리 인상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달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내달 초 관련 검토가 끝나면 미국은 2000억 달러어치 수입품 중 적어도 일부를 대상으로 관세를 매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는 품목이 중국의 전자기기·장비에 집중되면 한국 경제도 간접 경로를 통해 타격받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D램(DRAM), 낸드플래시 수출의 대중 의존도가 각각 63%, 82%로 적지 않기 때문. 국내 총수출에서도 반도체는 21%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과거 경제 심리지수가 급락하거나 기준치(100)를 하회하면 한국은행은 정책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그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금리 인상이 늦어질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실제로 경제 심리는 최근 악화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0으로 작년 4월 이후, 전체 산업 업황 기업경기 실사지수(BSI)는 75로 작년 2월 이후 가장 낮았다.

CCSI와 BSI를 합쳐 산출한 경제 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5.1포인트 떨어진 93.1을 나타내며 2016년 12월(91.5)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심화가 가계와 기업 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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