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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 살며 ‘99대1 사회’ 실감… 해법 고민”

입력 : 2018-08-08 21:50:15 수정 : 2018-08-08 2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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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강북 삼양동 거주 18일째 소회 밝혀 / “강남·북 격차 해소 어려운 화두 / 19일 그동안 마련한 대책 발표 / 금천구서도 ‘한 달 살이’ 지킬 것 / 쇼 논란? 전국서 격려해줘 힘내” / 옆집 ‘고독사 40대’ 빈소 찾아 / “이웃 돌보는 찾아가는 행정 필요” “‘99대 1의 사회’가 어떻게 마을 경제, 골목 경제를 유린하는지 그 현장을 생생하게 보고 있습니다.”

111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폭염 속에서 ‘옥탑방 한달살기’를 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인근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99대 1의 사회’란 사회의 1%가 부를 독점하고 나머지 99%는 소외되는 경제체제를 말한다.

박 시장은 “옛날에는 동네마다 구멍가게, 양장점, 전파상, 작은 식당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 사라졌다. 삼양동 큰 도로변을 중심으로 가게들이 있는데 대부분 대기업 프랜차이즈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서울의 동네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 전체,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라며 “서울시가 어떻게 하면 이러한 거대한 도전과제에 답을 내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오후 강북구 삼양동 인근 식당에서 ‘옥탑방 살이’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서울시 제공
지난달 22일 옥탑방에 입주한 박 시장은 강북구의 현장 곳곳을 돌며 시민을 만나면서 강남·북 균형발전, 시민 삶 개선 등에 관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삼양동에 거주한 지 18일 만에 벌써 동네에 많은 것이 변화하고 있다고 박 시장은 강조했다. 그는 “울퉁불퉁한 도로 보수 문제와 삼양동 꼭대기에 도시가스가 안 들어가는 200여개 집들의 문제 등 간단한 일들은 이미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찾아오는 시민들과 20~30분 만나는 결과들도 주민들에게 굉장히 큰 변화를 가져온다”며 “현장에서 보면 정말 많은 대안이 나온다. 제가 뭘 만들어냈다기보다는 시민들이 스스로 (대안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여기 들어오면서 갖고 온 큰 화두들(강남·북 격차 해소 등)은 하루아침에 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옥탑방 생활 마지막날인 오는 19일 그동안 현장에서 마련한 각종 정책과 대책을 주민 보고회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에어컨 하나 없는 옥탑방 생활에 대해 “불편한 것이 하나도 없다”며 “덥고 좀 힘들지만, 서울의 미래에 여전히 도움이 되는 단서를 제공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서민 흉내’ ‘옥탑방 쇼’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사람들은 저보고 ‘체험하러 왔다’ ‘쇼 한다’고 하지만 저는 체험하러 온 게 아니라 살러 왔고, 문제를 해결하러 왔고, 일을 하러 왔다”며 “그런 얘기들 덕에 이 삼양동 옥탑방이 전국적 중심지가 돼서 전국에서 격려하는 전화, 메시지가 쇄도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오히려 삼양동 생활을 마친 뒤 다른 자치구에서도 거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공약을 했기 때문에 금천구에서도 한 달 살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노원·중랑 등 인근 구에서 살아달라고 부탁이 이어져 삼양동을 떠나기 전에 한 나절 이상 인근 구를 돌아볼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민들 만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죄 없는 아내, 직원들, 강북구 직원들이 생고생하고 있어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박 시장의 옥탑방 옆집에서 6급 장애를 지닌 40대 남성이 숨진 지 수일 만에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박 시장은 “도시에서 이런 외로운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또 하나의 과제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에 의해 고독하게 사는 사람들을 찾아 사례발굴을 해서 배타적 입장이더라도 돌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인근 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고인의 임시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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