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는 이날 각종 소방장비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특수방화복을 직접 입어보며 소방관들의 어려움을 체험하기도 했다. 섭씨 400도 이상 열기를 차단할 수 있는 특수방화복을 헬멧, 산소통까지 모두 착용하면 무게가 30㎏이 넘고 내부 온도는 40도에 육박한다고 한다. 김 여사는 입고 있던 재킷을 벗고 장화·하의부터 상의, 방독면, 산소통, 헬멧, 장갑 순서로 방화복을 직접 착용했다. 방화복을 모두 입은 후에는 제자리에서 살짝 뛰면서 장비가 얼마나 무거운지 가늠해 보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 무더위에 얼마나 고생이 많으신지,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이 얼마나 큰 마음의 애정인지 느껴진다”고 격려했다.
특히 “오늘 방화복을 입어보니 소방관들의 긴장감이 느껴졌다”며 “소방관들이 나를 지키고 시민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무거운 옷을 입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여러분과 동질감을 느끼기 위해 꼭 한번 입어보고 싶었다. 불길 속으로 들어가 보지도 않았는데 입기만 해도 힘들더라”라고 했다.
김 여사는 “제가 아주 가슴 아프게 들었던 얘기는 (여러분이) 서로 화재를 진압하면서 서로에게 ‘제발 살아서 돌아와 달라’고 한다는 말”이라며 “절박한 동료애와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소방관들은 저마다의 고충을 토로하며 국가 차원의 관심을 요청했다. 응급처치로 목숨을 살린 이들에게 주는 하트세이버를 4차례나 받은 류명수 대원은 “저희가 출동을 해서 즉각적 처치로 (심정지 환자 생명을) 소생시키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환자를) 목격한 분들이 적극적으로 (심폐소생술을) 해 주셔야만 (환자가) 평상시 생활했던 모습 그대로 퇴원할 수 있다”며 심폐소생술 교육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부부 소방관으로 7살, 11살 딸 둘을 키운다는 박혜진 소방장은 “남편은 진압대원이고 저는 구급대원이다 보니 교대근무에 야간·휴일에도 근무해야 하는 환경”이라며 “소방관은 아직 지방직이어서 경찰처럼 시간 연장형 어린이집이 운영되지 않고 있는데, 소방이 국가직으로 전환되면 시간 연장형 어린이집이 많이 보급돼 많은 이들이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현실화된다면 저는 셋째를 한 번 도전해 보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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