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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억원' 다빈치 그림, 거의 제자가 그렸다"…또 진위 논란

입력 : 2018-08-08 16:02:58 수정 : 2018-08-08 1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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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옥스퍼드대 교수 "'다빈치와 화실' 작품…다빈치는 20∼30% 참여"
르네상스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으로 알려진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살바토르 문디'(구세주)를 두고 진위 논란이 다시 불거진 전망이다.

살바토르 문디는 지난해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4억5천30만달러(약 5천40억원)에 낙찰돼 세계 미술품 경매 역사를 다시 쓴 작품이다.

크리스티 측은 이 작품이 다빈치가 그린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지만, 반론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어 이미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미술사학자이자 레오나르도 연구자인 매슈 랜드루스 교수는 다빈치는 작업에 20∼30%만 참여했을 뿐, 작품의 상당수는 제자 베르나르디노 루이니가 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CNN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살바토르 문디의 작가는 다빈치가 아니라, '다빈치와 그의 화실'이라고 봐야 정확하다는 얘기다.

그는 CNN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살바토르 문디에 대해 "화실 조수들의 도움으로 완성된 레오나르도의 작품"이라며 "베르나르디노 루이니의 도움이 특히 눈에 띈다"고 말했다.

그는 다빈치가 초기 디자인과 마무리 채색을 하고, 나머지는 자신의 화실 소속 조수들이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1480년생인 루이니는 16세기 초반 북부 이탈리아에서 이름난 화가였다. 다빈치의 영향을 깊이 받아 스승의 구성 요소, 명암법, 독특한 얼굴형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로 기독교 주제를 그려왔다. 



루이니의 다른 작품들을 보면 살바토르 문디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랜드루스 교수는 말했다. 이 작품 속 옷 주름과 예수의 얼굴과 겉옷, 크리스털 보주 등에서 루이니의 기법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를 '완성'한 것은 다빈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빈치가 '스푸마토'(안개와 같이 색을 미묘하게 변화시켜 형태의 윤곽을 없어지게 하는 원근법) 기법을 사용해 흐릿한 질감을 만들어내면서 예수의 손과 얼굴, 수정 구슬 부위에 작업을 더해 작품을 마무리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랜드루스 교수는 이 같은 '공동작업'은 당시로선 흔한 관행이었다며, 단독 작업이 아니라 화실의 도움을 받아 작품을 완성하는 게 미술계 전통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살바토르 문디를 두 차례 직접 본 적 있으며, 작품의 고해상도 스캔을 연구해왔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을 다음 달 발간하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책 개정판에서 풀어낼 예정이다.

다빈치가 1500년쯤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살바토르 문디는 가로 45.4cm, 세로 65.6cm 크기로, 오른손을 들어 축복을 내리고 왼손으로는 크리스털 보주를 잡고 있는 예수의 상반신을 담았다.

한때 영국 찰스 1세가 소장했던 이 작품은 수백 년을 떠돌다 1958년 경매에 다시 등장했지만 다빈치의 모사품으로 여겨져 단돈 45파운드에 거래됐다. 2011년에서야 정밀 감정을 통해 다빈치의 작품으로 확인되면서 '21세기 최대의 재발견 예술품'으로 불렸다.

다빈치가 아닌 제3의 인물이 작품의 상당 부분을 그렸다면 작품의 가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

랜드루스 교수는 이 물음에 "전통적으로는 그렇다"며 "하지만 누가 도왔느냐에 따라 작품의 가치가 올라가기도 한다. 루이니의 도움은 실제로 작품의 가치를 끌어올렸다"고 답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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