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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특검 '1호 기소' 매너포트 첫 공판…돈세탁·탈세 공방

입력 : 2018-08-01 16:37:03 수정 : 2018-08-01 16: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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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옛 측근으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폴 매너포트(69)가 31일(현지시간) 법정에 섰다.

미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 연방법원에서는 이날 로버트 뮬러 '러시아 스캔들' 수사 특검에 의해 기소된 매너포트에 대한 배심원단의 첫 심리가 열렸다.

친(親) 러시아 우크라이나 집권당을 위한 과거의 로비 전력이 폭로되면서 선대위원장에서 경질됐던 매너포트는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공모와 돈세탁, 불법 해외로비, 외국대행사등록법(FARA) 관련 허위진술, 외국은행과 금융기관 계정의 부적절한 신고 등의 18건의 혐의를 받고 있다.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의 내통이나 사법방해 의혹이 아닌 개인의 금융사기 혐의가 대부분이다. 뮬러 특검의 수사가 매너포트와 관련해서는 '곁가지'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첫 공판에 미국 언론의 높은 관심이 쏠린 이유는 그 결과가 뮬러 특검수사의 '성패'를 사실상 좌우하기 때문이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매너포트의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특검팀의 신뢰도 타격은 물론이고 공화당 내에서도 "특검수사를 걷어치우라"는 요구가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대로, 매너포트가 유죄선고를 받는다면 특검수사를 '마녀사냥'으로 공격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코너로 몰리면서, 매너포트에 대해서도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협조하라는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매너포트는 혐의들을 부인하고 있다. 남녀 6명씩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 앞에서 특검은 '법 위에 군림하면서 거짓말하는 매너포트'를 부각한 반면, 그의 변호인은 '사업파트너에 배신당해 나쁜 사람으로 몰린 매너포트'를 설득하는데 주력했다.

우조 아소녜 검사는 매너포트가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당선을 돕는 등의 정치 컨설팅 대가로 2010∼2014년 6천만 달러(672억9천만원정도)를 받았으며, 이를 미국이 아닌 키프로스의 계좌로 송금함으로써 미 국세청(IRS)의 눈을 피했다면서 탈세 혐의를 제기했다.

아소녜 검사는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의 2014년 러시아 도주로 '돈줄'이 막히자 매너포트가 자신의 수입을 거짓 보고하고, 부채를 감추는 등 허위서류를 작성해 미국 은행의 대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아소녜 검사는 이런 위법행위로 수백만 달러의 재산을 축적한 매너포트가 2만1천달러(2천355만원)의 손목시계, 1만5천달러(1천680만원)의 재킷, 2백만 달러(22억5천만원)의 주택을 사들이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T.S.엘리스 판사는 이때 "돈을 낭비하는 것이 범죄는 아니다"라며 제동을 걸기도 했다.

아소녜 검사는 "한마디로 매너포트의 잘못은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매너포트의 법률대리인인 로머스 제늘은 특검에 협조함으로써 형량을 감형받은 '트럼프 캠프' 부본부장 출신이자 사업파트너 리처드 게이츠(45)에게 매너포트가 '당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제늘 변호인은 매너포트가 워싱턴DC에서 가장 성공적인 정치컨설팅 업체를 일궜다면서 "그가 나쁜 사람을 신뢰한 것이 화근이었다"고 말했다.

매너포트는 자신의 계좌로 유입되는 막대한 자금을 관리하는 일을 게이츠에게 맡겼던 것이며, 그것이 게이츠의 업무였다고 제늘 변호사는 말했다.

그는 매너포트가 자신의 수입과 관련해 IRS를 의도적으로 속이려 한 게 아니고, 단지 서류를 작성하는 수입 자진신고 의무를 알지 못했던 것뿐이라면서 "이것은 스위스로 날아가 돈을 그곳 계좌에 묻어둔 사건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키프로스 은행계좌를 이용한 것도 그것이 러시아 정치인들의 자문료 지급 관행이기 때문이었다고 반론했다.

매너포트에 대한 2차 심리는 9월 열릴 예정이다. 그가 '외국인 로비스트'로 미 정부에 등록하지 않고 활동한 혐의가 이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매너포트를 제외하고 뮬러 특검이 기소한 다른 31명은 유죄를 인정했거나, 러시아 국적자여서 미국 법정에 출두할 가능성이 희박한 사람들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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