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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복'을 입고 학교에 가야만 하는 소녀

입력 : 2018-08-01 16:13:26 수정 : 2018-08-07 1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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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갈 때마다 분홍색 '우주복'을 입어야만 하는 소녀가 있다. 햇빛을 조금만 쐬어도 목숨이 위험해지는 유전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답답할 텐데도 소녀의 얼굴에는 항상 웃음이 넘친다. 미국 매사추세츠에 거주 중인 9세 소녀 케이틀린 맥카베의 사연을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이 소개했다.

색소성건피증은 100만명에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 유전 질환이다. 햇볕을 쬐면 얼굴, 손발 등의 피부가 붉어지고 반점이 생기며 말라 위축된다. 자외선으로 인한 DNA 손상을 몸이 복구하지 못해 생기는 증상이다. 색소성건피증 환자는 일반인보다 피부암에 걸릴 확률이 1만 배 이상 높아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케이틀린의 부모는 아이가 태어난 지 한 달 째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오후 2시 반쯤, 고작 5분간 바깥에 데리고 나갔던 아이의 온몸에 딱지가 생겨있었다. 아이가 눈조차 못 뜰 정도였다. 급하게 응급실에 갔을 때 아이에게 색소성건피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후부터 케이틀린은 보호복을 입게 됐다. 간호사인 엄마는 매일 선크림을 수시로 발라주고 장갑, 부츠 등을 꼼꼼히 챙긴다.

여름이면 "저는 하늘에 떠 있는 노란 풍선(해)이 싫어요"라 말하는 케이틀린. 가끔 짓궂은 사람들은 소녀를 '양봉업자'나 '우주인'이냐고 놀리기도 한다. 이럴 때면 기죽지 않고 자신이 왜 이런 옷을 입어야 하는지 설명할 만큼 아이는 당차다.


아이의 부모는 "딸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지만 밝고 건강하게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다행히 아이도 구김살 없이 크고 있다. 케이틀린은 "밤이면 이 옷을 입지 않고도 밖에 나가 놀 수 있어요"라며 "다른 애들과 마찬가지로요. 그네를 타거나 뛰어다니기도 해요"라고 웃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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