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거짓말 일삼는… 정의로 포장된 위선자들 이야기”

입력 : 2018-07-30 21:21:30 수정 : 2018-07-30 21:21:2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새 장편 ‘해리’ 펴낸 소설가 공지영 / “앞뒤 다른 이들 문제의식서 출발 / 이중인격 인물에 투영해 쓴 작품 / 이재명·김부선 스캔들 SNS 언급 / 확신 갖고 한 행동… 입장변화 없어” “향후 우리가 싸워야 될 악은 진보와 민주의 탈을 쓰고 엄청난 위선을 행하는 무리일 것이라는 사실을 작가로서 감지하고 소설로 형상화한 겁니다. 우리가 쉽게 선이고 정의라고 믿었던 단체나 사람들이 위선을 행함으로써 새로운 형태로 돈을 긁어모으는 사기를 행하고 있다는 것, 어떤 의미에서는 막말하는 극우정치인보다 우리를 훨씬 혼란스럽게 하는 그런 것들을 경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이런 소설을 낳게 했습니다.”

‘무진’이라는 가상의 지방도시를 배경으로 가톨릭 사제와 그 곁에 있는 여자의 비리를 드러내는 장편 ‘해리’(전2권·해냄)를 펴낸 소설가 공지영(55)이 3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공씨는 “극한까지 밀어붙였을 때 악한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점은 끝없는 거짓말이어서 처음에는 제목도 ‘거짓말’로 정하려고 했다”면서 “해리성(解離性) 인격장애란 수많은 인격들이 튀어나오는 정신병적 현상이지만 사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그런 증상들이 내재돼 있다는 점에서 ‘해리’라는 이중인격의 악녀를 등장시키고 제목도 그렇게 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5년 만에 신작 장편을 펴낸 소설가 공지영씨가 30일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남정탁 기자

공씨는 이번 작품이 자신이 중심에 서서 비판하고 관여했던 ‘봉침 여목사’를 비롯한 실제 사건들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에 대해 “이 소설은 모두 허구”라고 설명했다. 이번 소설에서 가톨릭 사제를 성희롱이나 일삼는 악인으로 묘사한 공씨는 “가톨릭 비리를 정면으로 다루어 엄청난 돌이 날아올 줄 알고 자료를 준비했는데 미리 읽어본 주변 독자들이 충격을 안 받아서 오히려 충격이었다”면서 “그만큼 우리 사회가 전방위적으로 부패했다는 걸 거꾸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와 배우 김부선씨 스캔들과 관련한 자신의 SNS 언급들이 일으킨 사달에 대해서는 “제가 워낙 생각도 없고 앞뒤도 잘 못 가리고 어리석어서 아무 때나 벌거벗은 임금님이 지나가면 지적하는 스타일이니 양해해 달라”면서도 “제 성격이 어리석어서 그렇다는 것이지 행동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며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공씨는 “한 여자를 구하기 위해 듣고 본 바를 얘기한 것인데 (제) 이미지가 나빠지는 세상에서 독자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겠느냐”며 “지나가다가 맞고 있는 여자를 보고 나중에 구하자는 세상에서 책이 잘 팔리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싶어 확신을 갖고 행동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은 시인 미투 관련 사태에 대한 질문에는 “고은 시인에 대해 아는 게 없고, 같이 술을 마셔본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등단 30년을 맞아 열두 번째 장편을 펴낸 공씨는 “90년대 중반까지도 저에겐 페미니즘 작가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듯이 10년 후에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을 것”이라며 “다음 작품은 공상과학이나 사랑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는데 작가로서 언제까지 활동할지는 모르나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jho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