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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없는 볼턴 보좌관…트럼프 정책결정과정서 소외됐나

입력 : 2018-07-27 16:28:45 수정 : 2018-07-27 16: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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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볼턴은 어디에 있는가?".

미국의 외교·안보정책을 총괄하는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행방(?)'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전례 없는 '참사'가 발생했는데도 주무책임자인 볼턴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시각도 다양하다. 주요 각료들과의 불화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하락설도 제기되고 있다. 그의 역할이 줄어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외교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 뉴스는 27일 칼럼을 통해 볼턴 보좌관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앞서 25일 오히려 볼턴 보좌관의 일방통행식 의사결정에 주요 각료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다소 상반된 소식을 전했다.

볼턴 보좌관이 주요 외교·안보 결정 과정에서 핵심 보좌관들의 논의를 생략하고 있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이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아울러 트럼프-푸틴 단독회담의 내용을 관계부처에 전혀 알려주지 않아 부서들이 혼란스런 가운데 러시아 측이 오히려 회담 후 상황에서 선수를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볼턴의 정상적인 역할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볼턴 보좌관이 백악관에 부임할 당시 특유의 매파 시각과 정책 결정 과정의 장악으로 트럼프 외교에 '화염과 분노'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핵 합의를 파기한 이란 정책을 제외하고는 주요 외교정책에서 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나 러시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정책이 모두 볼턴 보좌관이 그동안 견지해온 이들에 대한 '적대적이며 회의적인' 시각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동맹의 약화와 경제협력 및 외교적 영향력 약화룰 수반하는 대립적인 무역정책도 볼턴의 기존 입장과는 딴 판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볼턴 보좌관이 외교·안보 분야에서 사실상 대통령에 이은 이인자임에도 불구하고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트럼프-볼턴 간 조합의 본질적인 어색함을 지적했다.

두 사람 간의 조합이 태생적으로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이 임명되기 전 두 사람이 주로 논의하고 의견이 서로 일치한 것은 이란 핵 문제였으며 이란 핵을 제외한 다른 이슈에 대해서는 상당한 견해차가 있었다는 것이다.

볼턴의 평소 지론을 감안할 때 푸틴이나 김정은에 대해 납득하기 힘든 유화책을 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조합이 맞았을 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더욱 광범위하게는, 비록 볼턴이 강경파이기는 하지만 미국 외교의 주류에 속하는 반면 트럼프는 주류에서 한참 벗어난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에는 그런대로 외교정책에서 보좌관들의 조언을 경청하는 편이었으나 '2018년의 트럼프'는 자신이 '업무를 충분히 파악한 것으로' 믿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자신을 '관리'하려는 보좌관이 있다면 가차 없이 내칠 수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주요 보좌관들이 종종 공동전선을 결성해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을 저지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볼턴 보좌관의 거친 스타일로 인해 이러한 협력관계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도 지적됐다.

특히 안보 3인방인 폼페이오 국무장관 및 매티스 국방장관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안보보좌관의 역할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이 그만큼 강해졌으며 심지어 싱가포르 미-북 회담 시에도 볼턴이 상당 부분 배제됐다는 후문이다.

블룸버그는 평소 같았으면 당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대통령을 비난했을 볼턴이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이유로 책임감을 거론했다.

자신이 백악관에 들어오면서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들에 재앙적 피해를 안겨줄 가능성을 감지했으며 안보보좌관으로서 이러한 피해를 방지할 책임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또 볼턴 보좌관이 지난 2012년과 2016년 대선 출마를 고려했던 만큼 아직 개인적 야심이 있으며 외교·안보 분야 경력의 정점에 이른 지금 상황을 포기하길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볼턴 보좌관이 러시아와 북한 사태를 보다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결국 북한의 핵 포기 거부로 무산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환상도 끝이 나면서 더욱 강경한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볼턴 보좌관은 백악관에 들어오기 전에도 미-북 정상회담이 오히려 협상에서 낭비하는 시간을 단축해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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