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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세월 30년… 노회찬 있었기에 심상정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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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27 16:16:33 수정 : 2018-07-27 16: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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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의원과 노회찬 의원은 정의당을 대표하는 의원들이다. 나란히 17대 때 국회 입성한 이들은 진보 진영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당파를 떠나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꿈꾸는 이상향은 조금씩 인정 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민주평화당과 손을 잡고 첫 교섭단체의 지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노 의원이 갑작스레 세상과 등진 바람에 심 의원은 그 부담을 홀로 떠안게 됐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뉴시스

심 의원은 그동안 못 다한 말들을 노 의원에게 마지막 추모사로 대신했다. 심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영결식에서 “노회찬이 있었기에 심상정이 있었다. 가장 든든한 선배이자 버팀목이었다”며 “늘 지켜보고 계실 것이기에 ‘보고 싶다’는 말은 아끼겠다. 대신 더 단단해지겠다.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심 의원은 “돌아보니 우리가 함께 한 세월이 30년이다. 당신은 인천에서, 저는 구로공단에서 노동운동가로 알게 되어 이후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통합진보당 그리고 정의당에 이르기까지 노회찬, 심상정은 늘 진보정치의 험준한 능선을 걸어 왔다”며 “수많은 패배로 점철되었던 진보정치의 역사에서 함께 좌절하고, 함께 일어섰다. 그 간난신고의 길,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던 시간이었다. 당신이 열어주셨기에 함께할 수 있었고 당신과 함께였기에 견딜 수 있었다”고 지난 세월을 돌아봤다.



심 의원은 또 노 의원의 서거가 믿기지 않다는듯 “나의 동지, 사랑하는 동지, 영원한 동지여!”라고 울부짖은 뒤 “지금 제가 왜? 왜? 대표님께 조사를 올려야 한단 말입니까? 저는 싫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그저 뒤로 숨고만 싶습니다. 생각할수록 자책감에 서러움이 밀려온다”고 울먹였다. 이어 “2011년 대한문 앞에서 함께 단식농성하며 약속했던 그 말, '함께 진보정치의 끝을 보자'던 그 약속, 꼭 지켜낼 것이다. 정의당이 노회찬과 함께 기필코 세상을 바꿔내겠다”고 다짐했다.





<이하 전문>



노회찬 대표님!



나의 동지, 사랑하는 동지, 영원한 동지여!



지금 제가 왜? 왜? 대표님께 조사를 올려야 한단 말입니까? 저는 싫습니다.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뒤로 숨고만 싶습니다. 생각할수록 자책감에 서러움이 밀려옵니다.



쉬운 길 놔두고 풍찬노숙의 길을 자임한 우리들이었기에, 수많은 고뇌와 상처들을 기꺼이 감당해왔던 믿음직한 당신이었기에, 우리 사이의 침묵은 이심전심이고 믿음이며 위로였기에, 지금껏 그래왔듯 그저 침묵으로 기도하면 될 줄 알았습니다. 저의 아둔함에 가슴을 칩니다. 칠흙같은 고독 속에, 수 없는 번민의 밤을 지새웠을 당신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집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노회찬 동지여!



돌아보니 우리가 함께 한 세월이 30년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인천에서, 저는 구로공단에서 노동운동가로 알게 되어 이후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통합진보당 그리고 정의당에 이르기까지 노회찬, 심상정은 늘 진보정치의 험준한 능선을 걸어 왔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패배로 점철되었던 진보정치의 역사에서 함께 좌절하고, 함께 일어섰습니다. 그 간난신고의 길,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던 시간이었습니다. 당신이 열어주셨기에 함께할 수 있었고 당신과 함께였기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역사와 국민의 부름 앞에서 주저 없이 고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지 않습니까? 이제 우리의 뜻을 국민들께서도 널리 공감해주시기 시작한 이 때, 이렇게 황망하게 홀로 떠나시니 원통합니다. 당신 없이 그 많은 숙제를 어찌 감당해야 합니까?



그러나 이제 슬픔을 접으려 합니다.



당신을 잃은 오늘, 우리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저와 정의당이 그 유지를 가슴깊이 아로새기겠습니다.깨끗하고 정의로운 정치를 위해 당신이 감당했던 천근만근 책임감을 온몸으로 받아 안을 것입니다. 당신이 목숨보다 아꼈던 진보정치, 정의당은 더 강해지겠습니다.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아름답고 품격있는 정당으로 발돋움 하여 국민의 더 큰 사랑 받겠습니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럴 수 없습니다. 노회찬 없는 진보정당, 상상할 수 없습니다. 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노회찬과 함께 할 것입니다. 당신이 끝끝내 지켜내고자 했던 진보정치의 꿈, 정의로운 복지국가, 저와 우리 당원들이 국민들과 함께 기필코 이뤄낼 것입니다.



사랑하는 노회찬 동지여! 나의 동지여!



마지막으로 생전에 드리지 못한 말을 전합니다. 노회찬이 있었기에 심상정이 있었습니다. 가장 든든한 선배이자 버팀목이었습니다. 늘 지켜보고 계실 것이기에 '보고 싶다'는 말은 아끼겠습니다. 대신 더 단단해지겠습니다.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2011년 대한문 앞에서 함께 단식농성하며 약속했던 그 말, '함께 진보정치의 끝을 보자'던 그 약속, 꼭 지켜낼 것입니다. 정의당이 노회찬과 함께 기필코 세상을 바꿔낼 것입니다. 노회찬 대표님,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소서. 국민들과 함께 소탈하고 아름다운 정치인 노회찬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할 것입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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