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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끝났지만…파키스탄 차기 정부 앞날 '가시밭길'

입력 : 2018-07-27 00:18:48 수정 : 2018-07-27 00: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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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한 연정 때문에 군부 압력↑…경제위기도 헤쳐나가야
대미 관계·테러 위협·정치권 선거 불복 움직임도 난제
파키스탄 총선 승리를 자축하는 PTI 지지자들.
파키스탄 총선이 25일(현지시간) 막을 내렸지만 곧 꾸려질 차기 정부 앞에는 난제가 수두룩하다.

우선 차기 정부가 정국 주도권을 확실하게 틀어쥐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크리켓 스타 임란 칸 총재가 이끄는 테흐리크-에-인사프(PTI)가 이변을 일으키며 압승했지만 연방하원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PTI든 아니든 차기 정부는 여러 정당 간 비교적 느슨한 형태의 연정을 구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군부 입김이 강해지게 된다.

군부는 1947년 파키스탄 독립 후 이번 선거까지 직간접적으로 정치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쳐왔다.

군부는 어느 한 당이 주도하는 강력한 정부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당이 쪼개져 치고받고 싸워야 군부가 군축 위협 없이 외교, 예산 등에서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군부는 이번 총선에서도 그간 군부에 맞선 여당 '파키스탄 무슬림연맹(PML-N)'을 견제하고자 특히 PTI를 물밑 지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PTI가 연정을 구성해 원하는 어젠다를 추진하려면 우선 군부 그림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야 하는 게 첫 번째 과제인 셈이다.

당장 PML-N은 선거 과정에 군부가 개입했고 개표에도 조직적 부정이 있었다며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PML-N이 지지자를 자극하며 대정부 투쟁을 벌이면 정국은 당분간 혼란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차기 정부의 발등에 떨어진 '또다른 불'은 경제다.

파키스탄은 대규모 재정적자와 무역적자에 시달린 탓에 외환보유액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파키스탄 정부는 최근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긴급 처방에 나섰지만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맞물려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심해지고 있다는 점도 차기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다.

파키스탄이 최근 빚더미에 오른 것은 중국과 벌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투입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460억 달러 규모의 일대일로 경제회랑(CPEC) 사업을 포함해 중국이 파키스탄에 투자한 인프라 사업 총액은 620억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CPEC의 대표 프로젝트인 라호르 경전철 사업 등은 재원 부족 등으로 문제투성이 사업으로 변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올해 들어 중국에서 39억 달러에 달하는 돈을 빌렸다.

추가로 최대 20억 달러를 차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관계 개선 문제도 차기 정부에게는 어려운 퍼즐이다.

한때 우방이었던 양국 관계는 지금은 상당히 멀어진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파키스탄에 대해 "테러리스트들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군사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자 파키스탄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다.

미국은 파키스탄이 테러조직 소탕을 위한 행동에 나선다면 지원 보류 결정을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국은 그간 아프가니스탄 대테러전과 관련해 동맹으로 여겨질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미국 국무부는 지원중단 액수가 정확히 얼마인지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그 규모는 총 1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뿌리째 경제가 흔들리는 파키스탄에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급증하는 테러 위협도 파키스탄 정국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번 총선 과정에서도 대형 테러가 잇따라 터졌다.

투표 당일인 25일 발루치스탄주(州) 주도 퀘타의 총선 투표소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3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퀘타 인근에서는 지난 13일에도 선거 유세 도중 자폭 테러가 일어나 150여명이 사망한 바 있다.

두 테러 모두 공격 발생 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선전매체 아마크통신을 통해 배후를 자처했다.

앞서 이달 10일에도 페샤와르에서 유세현장을 노린 폭탄 공격으로 22명이 숨졌다.

민생 안정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면 PTI로서는 IS와의 테러 전쟁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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