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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폭염에 뜨거워진 탈원전 논란…핵심은 '의구심'

입력 : 2018-07-24 19:17:10 수정 : 2018-07-24 22: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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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전력계획 소상히 밝혀라” / 잇단 비판에 적극 대응 주문 / 野 “수요 예측 못한게 근본 원인” / 안정적 전력 공급에 의문 제기 / 文 “터무니없이 왜곡하는 주장” / 정부 “단계적으로 감축 추진 중 / 기존 원전을 활용하는 것” 반박 / 전력수요 9248만㎾… 역대 최고 / 예비율 7.7%… 2년 만에 최저치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력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문재인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불똥이 옮겨붙고 있다.

핵심은 탈원전 기조 아래서 과연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가능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다. 탈원전 반대론자와 보수 야당은 올여름 정부의 전력수요 예측이 빗나가고, 원자력발전소 가동률을 더욱 높이는 상황 등을 근거로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탈원전 반대 시위 경북 영덕군 천지원전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4일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 모여 탈원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탈원전 찬성론자와 당·정·청은 원전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동안에는 기존 원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며 맞서고 있다. 급기야 24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터무니없이 왜곡하는 주장”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탈원전 반대론자와 보수 야당은 최근 전력예비율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떨어진 부분이 무리한 탈원전 정책과 무관치 않다고 의심하고 있다.

신보라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23일 전력수요가 9070만kW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치를 보였고 전력예비율도 8.4%까지 떨어졌다”면서 “연일 이어지는 폭염 때문이라 변명할 수 있겠지만, 전력사용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 과오가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 정부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예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전날 김병준 한국당 혁신비대위원장도 당 정책위 주최로 열린 탈원전 토론회에서 “정부가 특정 이념이나 가치에 집착을 하면 정확한 자료를 계측해서 쓰는 게 아니라 왜곡이 일어난다”고 우려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탈원전 논란이 확산하자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폭염으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으로 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원전 가동상황을 터무니없이 왜곡하는 주장도 있기 때문에 산업통상자원부가 전체적인 전력 수급계획과 전망, 대책에 대해 국민께 소상히 밝혀 달라”고 주문했다. 폭염으로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 예측치를 뛰어넘으면서 정비 중이던 원전까지 가동에 나섰다는 일부 정치권과 언론의 주장에 대해 적극적 대응을 주문한 것이다.

산업부와 에너지 공기업들은 전날과 이날 잇따라 설명자료를 내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원전 24기 중 17기가 가동 중이다. 원전을 가동하지 않고서는 올여름 최대전력수요에 필요한 전력을 충분히 공급하기 힘들다. 원전이 2017년 기준 전체 발전설비의 19.3%(22.5GW)를 구성하고 있다. 실제 발전량으로 따지면 약 30%가 원전이다. 그런데 탈원전 정책은 이 원전을 당장 줄이는 게 아니다.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60여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것이다. 신고리 5·6호기 등 건설 중인 원전이 완공되면 원전은 2017년 22.5GW에서 2022년 27.5GW로 오히려 일시적으로 늘어난다. 원전은 2030년 여전히 전체 발전설비의 11.7%(20.4GW)를 차지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상당 기간은 원전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즉, 정치권의 주장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는 것이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24일 전력예비율이 전날에 이어 또 하락했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전력공사 남서울지역본부 로비 전력수급 전광판에 실시간 전력정보가 표시돼 있다.
하상윤 기자
한편 24일에도 최대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오후 2~3시 순간전력수요 평균) 전력수요가 9248만kW를 기록했다. 기존 역대 최고치인 전날의 9070만kW를 넘었다. 여유 전력을 뜻하는 예비력은 709만kW, 전력예비율은 7.7%로 집계됐다. 이날 예비율은 2016년 8월 8일의 7.1% 이래 최저다. 전력거래소는 그러나 전력수급 상황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이날 기업들에 수요감축요청(DR)을 발령하지 않기로 했다. DR는 사전에 전력거래소와 계약한 기업이 피크 시간에 전기 사용을 줄이면 정부가 보상하는 수요관리정책이다.

세종=이천종 기자, 유태영·이도형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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