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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경의행복줍기] 파티와 다이아몬드는 작아도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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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24 23:38:38 수정 : 2018-07-24 23: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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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을 충분히 갖고 있지 못하다는 소유의 불만과 도무지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이 없다는 소통의 부재가 행복이 우리에게 오는 길을 막고 있다. 원하는 것을 가지려면 오랜 시간 노력이 필요하고, 노력했다고 반드시 얻어지는 게 아니니까 내 형편에 맞게 줄이는 방법도 생각해 봐야 한다. 다이어트는 젊은 여성의 목표뿐만 아니라 내 처지에 맞지 않는 소유에 대한 욕심에도 필요하다.

하지만 행복이 오는 길을 차단하는 또 하나의 방해꾼인 소통의 부재는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가 있다. 요즘 우리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혼자도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있다. 하지만 혼자 오래 인터넷 세상에 빠지면 정신이 피폐해지고 우울증이 온다.

‘팝콘 브레인’이라는 말이 있다. 팝콘은 말린 옥수수 알갱이에 열을 가해서 만드는데, 냄비가 본격적으로 달궈지면 타다닥하고 팝콘이 튀는 소리가 들린다. 팝콘 브레인은 스마트폰과 인터넷 중독으로 강렬한 자극에만 우리 뇌가 반응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팝콘 브레인을 가진 사람은 강렬한 자극을 원하고, 그 자극에 익숙해지면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된다. 그래서 팝콘 브레인은 중독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10분이 지나면 불안해지는 마음이 생기는 것도 해당된다고 한다. 스스로를 메마르고 딱딱한 나무인형으로 만들 것인가.

우리는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살아 숨 쉬는 사람이다. 사람은 반드시 사람을 만나면서 살아야 한다. 이야기도 하고 차도 마시고 상대방의 얼굴도 바라보고 웃기도 하고. 만난다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귀찮다고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를 위험에 빠트리는 일이다. 소통을 하려면 우선 만나야 한다. 거기다 파티라는 이름을 붙이면 더욱 즐거워진다. 파티라고 해서 비싸고 좋은 음식, 많은 사람, 샹들리에 불빛 등 거창할 필요가 없다.

여름밤 둔치에서 직장 동료 몇 명과 돗자리 깔고 캔 맥주를 마시며 큰 소리로 웃어 보고, 서너 명의 이웃과 커피와 쿠키를 앞에 놓고 수다로 잠시 집안일의 고단함을 내려놓으며, 학교 앞 분식집에서 친구와 떡볶이와 튀김을 먹는 것 모두 작은 파티다. 꼭 특별한 날, 무슨 기념일에만 하는 게 파티가 아니다. 생활 속에서의 작은 만남도 즐거운 파티다. 비가 와서, 바람이 불어서, 갑자기 생각이 나서, 왠지 어깨를 두들겨 주고 싶어서,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사람을 만나고 파티를 하면 삶은 신나는 탱고처럼 우리를 일으켜 세운다.

시인이며 사상가 랠프 왈도 에머슨은 ‘집을 가장 아름답게 꾸며주는 것은 자주 찾아오는 친구들이다’라고 했다. 사람들의 도란도란 말소리와 웃음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그립고 필요하다. 오늘 점심은 샌드위치로 회사 옥상에서 옆자리 동료와 즐거운 파티를 나눠보면 어떨까.

조연경 드라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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