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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주 기대 심리 붕괴… '무너진' 코스닥

입력 : 2018-07-23 21:52:30 수정 : 2018-07-24 00: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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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4.38% 폭락…바이오주 투매에 연중 최저치 경신 / 756.96 연중 최저치… 투자자 패닉 / 외국인·기관, 627억·737억 매도 / SK하이닉스 올 최대 7.05% 하락 / 반도체주 약세에 코스피도 주춤 코스닥 투자자들에게는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를 방불케 하는 하루였다. 바이오주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고, 시장은 연중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유가증권 시장의 기둥인 반도체 기업들도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지며 ‘내일’이 두려운 상태로 장을 마감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4.38% 폭락한 756.96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2월21일의 740.32 이후 최저치다. 코스닥은 올해 1월 말 장중 한때 932.01을 찍으며 지난해 급등세를 이어갈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바이오주가 무너지면서 시장이 크게 후퇴했다. 이날 하루 하락폭으로는 지난 3월23일(-4.81%)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27억원, 737억원을 순매도하며 엿새째 이어진 코스닥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1330억원을 나홀로 순매수하며 버텼지만 지수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하락 종목은 1128개에 달했고 상승 종목은 90개에 불과했다.

시장이 무너진 데는 바이오주의 기대 심리가 붕괴된 탓이 크다. 이날 코스닥을 지탱하던 셀트리온헬스케어(-10.08%), 신라젠(-13.27%), 셀트리온제약(-10.88%)은 두 자릿수 하락폭을 보였다. 메디톡스(-5.28%), 바이로메드(-6.64%), 에이치엘비(-8.25%) 등 주요 바이오주의 낙폭이 컸다. 바이오 업종은 4.8%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발표되는 바이오주 실적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지난주 라정찬 네이처쎌 대표가 허위·과장 정보로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바이오주 폭락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바이오주는 기대심리가 무너졌다”며 “한 번 무너진 기대심리는 실적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반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주가 옥석 가리기에 들어간 것 같다”며 “과거 IT(정보기술) 기업의 조정기에는 고점 대비 90%씩 빠지는 종목도 속출했다. 결국 최종적으로 살아남을 몇몇 종목만 남고 실력이 없는 종목들은 시장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도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으로 대표 업종들이 크게 하락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올해 3분기 6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후 4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 감소할 것”이라며 내년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20조9000억원에서 18조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적정 주가도 11만8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낮추며 반도체 하락에 불을 댕겼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가장 큰 낙폭인 7.05% 급락했고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도 2% 하락했다. 반도체 장비·소재·설계 업체들도 동반 하락했다. 예스티(-12.29%)를 비롯한 유니테스트(-9.77%), 하나머티리얼즈(-8.45%), 제주반도체(-8.04%) 등도 큰 폭으로 내렸다. 코스피는 이날 0.87% 하락 마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코스피 시장의 수익률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코스피는 2326.13으로 작년 말 2467.49보다 5.7% 떨어졌다. 유럽 재정위기가 발생한 2013년 상반기(-6.7%)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는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코스피 상반기 수익률은 2014년 -0.5%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2015년 플러스 수익률(8.3%)로 반전해 2016년 0.5%, 지난해는 18%로 급등했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국내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관세청 자료를 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40억달러(15조824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줄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도 부담이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기준금리를 1.75∼2.0%로 종전보다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 3월 한국과 미국 사이에 금리 역전이 발생한 이후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이는 외국인 자금유출 가능성을 키우는 불안 요소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762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20일까지 1.6% 추가 하락했다. 현 상태라면 하반기 반등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과 기업실적 전망이 모두 미·중 무역갈등을 가리키고 있다”며 “증시의 본격 반등을 꾀하기는 녹록한 환경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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