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정의당 관계자들은 큰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었다. 비보를 접한 이정미 대표와 심상정 의원 등 당 지도부 및 관계자들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정치적 동반자’ 잃은 심상정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앞줄 왼쪽)가 23일 노회찬 원내대표의 사망 소식을 전해들은 뒤 침통한 표정으로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빠져 나가고 있다. 뉴스1 |
노 원내대표가 회의에 불참하자 당직자들은 ‘편찮으신 어머니를 뵈러 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회의 시작 1시간 뒤쯤인 오전 10시30분 노 원내대표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정의당은 ‘패닉’에 빠졌다. 최석 대변인은 노 원내대표 사망 소식 직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당혹했다. 몰려든 취재진에 잠시 격앙된 반응을 보였던 김동균 부대변인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 대표를 비롯한 정의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심상정 의원실에서 긴급 회동을 가졌다. ‘믿을 수 없다. 사실이 맞느냐’며 심 의원실로 모여든 이들은 텔레비전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노 원내대표의 사망 관련 속보를 보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직후 빈소가 마련된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이동한 심 의원과 “노 원내대표를 믿는다”며 적극 엄호했던 이 대표는 이날 눈시울을 붉힌 채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가 마련됐다. 사진은 빈소 모습. |
평소 노 원내대표와 가까웠던 지인들은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노 원내대표의 오랜 측근은 이날 통화에서 “(미국 방문 이후) 별다른 징후는 없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정의당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에게 “스스로에게 들이댄 도덕적 잣대가 그만큼 높아 조그마한 흠결 하나도 못 견딘 것 아니겠느냐”고 애통해했다. 정의당원들도 애도 물결에 동참했다. 이날 정의당 홈페이지에는 “눈물만 난다. (노 원내대표를) 차마 보내지 못할 것 같다”, “밉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등의 애도 글이 다수 올라왔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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