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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산의마음을여는시] 고래등에 빨간 천막을 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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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23 21:35:20 수정 : 2018-07-25 08: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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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고래등에 빨간
천막을 치고

동해바다 한 바퀴
돌아 봤으면.

밀려오는 파도머리에
올라서서

우쭐거리며 한 바퀴
둘러 봤으면.
원은희
폭염이 계속되는 나날,

바다가 우리를 부른다.

찰싹거리는 물결 소리도 우리를 부른다.

이런 날, 금빛 모래밭에서 춤추는 갈매기와 함께 망망대해를 가로지르면서 푸른 바다에 둥둥 떠 있고 싶다.

둥둥 떠 있다가 싫증이 나면 내가 키운 고래 한 마리를 부르자.

고래등에 빨간 천막을 치고, 가슴을 쭉 펴고 동해 바다를 한 바퀴 돌아보자.

나의 고래야, 밀려가는 파도머리에 올라서서 우쭐거리며 달려보자.

가끔 수평선 위로 치솟아 부서지는 파도의 하얀 손을 맞잡고 다시 깊디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보자.

펄펄 넓어지는 가슴,

출렁출렁 커지는 마음,

도라지 빛으로 물들다가 검게 어두워진 수평선을 뚫고 은하계의 별들이 올라온다.

폭염을 쫓아내는 별들,

박미산 시인·서울디지털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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