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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KAL희생자 유족들, 자신들을 '종북'으로 몰았다며 김현희 고소

입력 : 2018-07-23 08:32:00 수정 : 2018-07-23 08: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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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의 희생자 유족들이 폭파 주범으로 알려진 김현희씨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KAL858기 사건은 1987년 11월 2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중 인도양 상공을 지나던 중 레이더망에서 사라져  탑승객과 승무원 115명이 전원 실종됐다.

국가안전기획부는  북한에 의한 공중폭파 테러사건으로 규정, 수사에 들어갔다. 안기부는 "일본인으로 위장한 북한 공작원 김현희와 김승일의 테러이다"며 이들이 머물고 있던 바레인에서 체포했다. 김승일은 독극물을 물고 자살 했으며 자살에 실패한 김현희는 12월 15일 압송됐다. 이후 김현희는 1990년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같은 해 사면됐다.

현재까지 이 사건은 김현희씨 자백외 다른 물증과 증언 등이 없는 상태로 일각에서 조작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1987년 12월 15일 국가안전기획부 요원들이 자해를 방지하기 위해 김현희 입에 입에 재갈을 물린 채 서울로 압송하는 모습. 그해 11월29일 오후 2시 1분 당시 버마(지금의 미얀마) 랭군 관제소와 교신을 끝으로 대한항공 858기가 사라졌다. 안기부는 아야미라는 중간 기착지인 UAE 아부다비에서 내린 이들 중 일본인으로 위장한 김현희, 김승일이 폭탄을 설치했다며 김현희를 바레인에서 체포해 압송했다.  

23일 KAL858기 희생자 가족회와 진상규명 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을 방문해 김현희에 대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다고 알렸다.

가족회는 "사건 발생 경위에 관한 당시 정부의 발표 내용은 전적으로 김현희가 자백한 말뿐"이라며 "객관적 사실과 맞지 않는 김현희의 자백에 의문을 가진 시민활동가·변호사·종교인 등이 2001년 대책본부를 구성해, 희생자 가족회와 함께 진상규명을 요구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현희는 면담 요구는 모두 거절하면서 종편이나 인터넷 방송에 수차례 출연해 진상규명 활동을 '종북'으로 매도했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김현희는 올해 1월 유튜브 등에 게시된 '조갑제닷컴' 조갑제 대표와 한 인터뷰에서 KAL858기 진상규명 대책본부를 "친북성향 단체, 민족반역자들"이라고 지칭하고, 자신을 향한 진상규명 활동은 "북한을 옹호하는, 북한에 면죄부를 주려는 행위"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소리(VOA)' 인터뷰에서도 진상규명 활동을 "테러 진실이 싫고 북한을 이념적으로 옹호하는 행위", 2014년에는 한 종합편성 채널에서 "(KAL858기) 사건을 뒤집으려는 가짜 공작을 노무현 정부가 주도적으로 했다. 국가기관이 방송사, 대책위를 총동원해서 연합해서 했다"라며 종북좌파, 종북세력의 음모라고 주장했다.

가족회와 대책본부는 이 같은 김현희의 과거 발언들을 범죄사실로 적시하면서 "김현희는 거짓 발언으로 공공연히 고소인들 명예를 훼손했다"며 "허위사실로 희생자 가족들 간의 유대 강화 및 진상규명 활동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고소 이유를 덧붙였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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