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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토리] 구불구불 산책로 따라 ‘한걸음’… 동해안 절경 속으로 ‘한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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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21 14:33:44 수정 : 2018-07-22 11: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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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속초 ‘바다향기로’ 65년 만에 개방 / 무장공비 침투로 설치한 철책 일부 철거 / 천연기념물 해안단구 품은 ‘바다부채길’ / 기암괴석 지대 걸으며 자연경관에 흠뻑 / 비경 보려 관광객들 몰려와 인기몰이 / 외옹치 해안 탐방로 개방시간 제한에 / 시민들 “시간 더 늘려달라” 불만 토로 / 시설물 보강·환경훼손 예방 등은 숙제
포항 동해안 연안녹색길.
동해안의 감춰졌던 절경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수십년간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됐던 동해안 군부대 해안순찰로가 최근 명품 탐방로로 재탄생되면서 공개되고 있는 것이다.

동해안의 해안순찰로를 활용한 탐방로가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끌자 다른 지자체들도 잇따라 탐방로 조성에 뛰어들고 있다.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65년 만에 베일을 벗은 속초 외옹치 ‘바다향기로’를 탐방객들이 걷고 있다.
속초시 제공
◆비경, 베일을 벗다

최근 개방된 동해안 산책로에 탐방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 4월 강원 속초 외옹치 해안이 ‘바다향기로’라는 이름으로 65년 만에 개방됐다. 외옹치 해안은 1953년 휴전 이후 사실상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곳으로, 1970년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해안경계 철책이 설치되면서 완전히 차단됐다.

바다향기로는 총길이가 1.74㎞에 이른다. 지난해 4월 개통된 외옹치 구간 890는 ‘동해안 군 경계 철책철거 사업’의 하나로 속초시와 롯데리조트 속초가 연계해 추진한 민간투자 사업이다. 속초지역에서 유일하게 철책이 남은 구간으로 개통 이전엔 950 구간에 높이 2의 철책이 있었다. 그러나 산책로 개통으로 755 구간의 철책이 철거됐고 195만 남은 상태다. 군 경계작전지역인 탓에 개방시간은 여름철 오전 9시∼오후 6시, 겨울철 오전 9시∼오후 5시다.
 
이에 앞서 강릉의 ‘바다부채길’이 개방됐다. 2016년 10월 개방된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심곡항 사이 바다부채길은 천연기념물 제437호인 깎아지른 해안단구를 따라 조성된 탐방로다. 분단 이후 해안경계를 위한 군 순찰 용도로만 사용됐을 뿐 지금까지 일반인들의 발길이 닿지 않았다.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해안단구의 직벽이 바다와 잇닿아 있고 기암괴석 지대를 구불구불 휘감으면서 조성된 탐방로는 눈 돌리는 곳마다 장관이다.
강릉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바다부채길은 지난해 6월 유료화 전환 후 1년 만에 입장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강릉시는 2016년 10월에 바다부채길을 개통한 뒤 8개월여 동안 운영 및 시설 보완을 거쳐 지난해 6월 1일부터 어른 1인당 3000원을 받는 유료시설로 전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이밖에 강원 양양군은 179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손양면 오산항∼동호해변까지 4.93㎞ 구간의 해안탐방로를 조성한다. 이 구간에는 해안 절경과 주변 지역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3개와 길이 53 출렁다리도 설치된다.

동해시는 한섬 일원에 2020년 개통을 목표로 ‘감성 바닷길’을 조성한다. 동해시는 해안선을 따라 기존 지형지물인 기암괴석, 백사장, 몽돌해변, 어항, 군부대 소초 이동로를 최대한 활용해 자연경관 훼손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비단 군부대의 해안순찰로를 탐방로로 활용하는 사업은 강원도뿐 아니라 경북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경북 울진군은 군부대 해안순찰로를 활용한 통일안보 해안생태탐방로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울진군 북면 나곡리 해안가에 조성 중인 탐방로는 2.3㎞ 구간으로 출렁다리, 전망데크 등이 설치된다. 탐방로가 조성되는 지역은 수십년 동안 민간인에게 통제되었던 군사구역으로 이번 사업을 통해 숨겨져 있던 비경이 드러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탐방로는 숲, 해안, 무장공비침투지 등 대상지의 경관 및 역사 자원을 그대로 활용한 3가지 테마 길로 만들어지게 된다.
경북 울진군이 조성 중인 통일안보 해안생태탐방로를 공무원들이 걸어보고 있다.
울진군 제공
경북 포항시가 조성한 호미반도 둘레길에서 탐방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포항시 제공
포항시가 야심차게 조성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도 반응이 뜨겁다. 포항시가 지난해 10월 포항 청림에서 장기면 두원리까지 58.3㎞ 구간의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을 개통하자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둘레길 가운데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됐던 포항시 남구 동해면 발산리 일원의 해병대 해안순찰로가 탐방로로 개방되자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탐방로 주변의 동해안 절경이 압권이기 때문이다. 또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리∼오도리 1㎞ 구간의 동해안 연안 녹색길도 해안절경과 함께 해병대 해안초소와 순찰로가 그대로 남아 있어 인기코스로 꼽히고 있다.

◆안전시설물 보강 등 과제 많아

해안순찰로 개방이 늘고 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속초시 외옹치 해안 탐방로 개방시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관광객과 시민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또 탐방객 안전을 위한 시설물 보강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속초 바다향기로를 찾은 관광객들은 65년 만에 일반에 개방된 해안을 둘러보며 색다른 낭만을 즐기고 있지만 탐방로 개방시간이 너무 짧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속초 외옹치로.

외옹치 해안은 군사 작전지역이어서 시는 해당 지역 군부대와 협의해 탐방로 출입시간을 여름철에는 오전 9시∼오후 6시, 겨울철에는 오전 9시∼오후 5시로 정했다. 이에 따라 아침이나 저녁에 탐방로를 찾은 관광객들은 출입을 못 하고 돌아가야 하는 실정이다. 특히 피서철을 맞아 관광객들은 “해가 일찍 뜨는 여름철 오전 9시 개방은 너무 늦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다 환경훼손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자체들은 자연환경 훼손 최소화를 천명하고 있지만, 탐방로 개설에 따른 훼손 자체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항대학교 김준홍 교수는 “철저한 준비 없이 개발이 이뤄지면 훼손은 불가피하고 똑같은 볼거리로 인기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포항·울진·강릉=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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