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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바이오 산업 전진기지"…연구·사업 힘 실어준다

입력 : 2018-07-20 18:30:00 수정 : 2018-07-20 22: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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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복지, 취임 1주년 간담회 / 대형병원 쏠림 방지 방안 등 언급 / 정부, 바이오 산업 혁신전략 확정 / 병원에 연구개발 법적 지위 부여 / 의약 스타트업 지원 펀드 조성도
박능후(사진) 보건복지부 장관은 “세계적으로 원격의료 같은 기술진보가 이뤄지고 있는데 최첨단 의료서비스를 도외시하다가는 (한국 의료가) 추락할 수밖에 없다”며 원격의료를 확대·추진할 의사를 내비쳤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바이오-메디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병원을 전진기지로 삼고, 이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박 장관은 19일 가진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하루가 다르게 원격의료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의료환경도 변하고 있다”며 “원격의료의 물결을 타지 않으면 세계 최정상 수준의 한국 의료기술과 서비스가 세계 톱(top) 지위를 지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원격의료는 환자가 의료기관에 가지 않고 의료 통신망을 통해 의사의 진료를 받는 서비스다. 정부는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취약지역과 계층을 대상으로 원격의료 활용방안을 추진했으나 의료계 반대로 서비스를 확대하지 못했다. 의료계는 개원의를 중심으로 대형병원으로 환자 쏠림, 병·의원 도산 등을 주장하며 원격의료를 반대했다.

박 장관은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가 막혀 빚어지는 국민 불편을 거론하며 단계적 추진 의사를 밝혔다. 그는 “거동 불편자와 장애인, 격·오지 거주자에 대한 진료가 이뤄지면 (국민과 의료계가)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다”며 “단계마다 의료인과 충분히 상의하고 스스로 동참할 여건을 만든다면 (의료계가) 반대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의료전달체계를 과감하게 손보겠다고 했다. 만성질환은 동네병원에서 관리하고,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급성기 질환을 치료하는 쪽으로 수가와 인센티브 체계를 정비하겠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최근 어린이집 원생이 장시간 통학차량에 방치됐다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차량 맨 뒷자리에 버튼을 설치해 운전자가 시동을 끄기 전에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경고음이 울리게 하는 ‘슬리핑 차일드 체크제’와 어린이집 등원확인 시스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첨단 의료’ 체험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에서 관람객이 VR(가상현실) 이완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날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8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바이오-메디컬 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의사 양성 및 병원 혁신전략’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정부는 먼저 연구 활성화를 위해, 병원을 법적인 ‘연구개발 주체’로 규정하기로 했다. 현재 ‘생명공학육성법’과 ‘보건의료기술진흥법’ 등에는 대학, 기업, 연구기관만 연구개발 주체로 규정돼 있다.

병원의 연구 성과로 나온 특허의 사업화를 위해 ‘첨단기술지주회사’ 및 ‘산·병협력단’도 신설키로 했다. 의사의 연구 역량을 높이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연구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진료 시간을 줄여주고, 기초의과학 분야 대학 선도연구센터(MRC) 연구진에 의사가 30% 이상 참여토록 의무화하는 식이다.

아울러 병원이 산·학·연과 활발히 공동연구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협력 연구사업을 새로 마련키로 했다. 기존 연구개발(R&D) 사업 중에서도 복지부, 과기정통부, 산업부가 함께 추진할 수 있는 것은 범부처 사업으로 통합한다.

의사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이어지도록 창업도 지원키로 했다. 현재 의학계열 전공자들이 창업한 기업은 전체 창업 기업의 2.7% 정도를 차지하는데, 2025년 이를 7.1%까지 높이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3월 ‘보건산업혁신창업지원센터’를 만들었으며, 다음달부터는 창업 5년 이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할 예정이다.

바이오-메디컬 산업은 미래 성장가능성과 일자리 창출효과가 큰 유망 신산업이라는 데 정부는 주목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의료서비스의 세계 시장 규모는 8600조원에 달해 자동차(600조원)와 반도체(400조원)를 훌쩍 뛰어넘는다. 제약·바이오의 일자리도 날로 늘어나 2015년 기준 3.7%의 고용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시기 기계·부품(-3.9%)과 철강·금속(-2.2%) 등은 일자리가 쪼그라들었다.

정부는 2006년 국가 차원의 ‘의료산업 선진화 전략’을 수립한 이후 바이오-메디컬 산업 분야별로 다양한 육성대책을 수립·추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하다. 2015년 기준 세계시장 대비 국내시장 규모도 제약이 1.6%에 불과하고, 의료기기(1.7%)와 의료서비스(0.8%)도 미미한 실정이다.

이현미·이천종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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