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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언제까지 불안에 떨어야 하나요?" 부모들 '어린이집 포비아'

입력 : 2018-07-19 19:27:36 수정 : 2018-07-19 22: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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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되는 어린이 사망사고 / 경찰, CCTV 분석… 교사 긴급체포 /“억지로 재우기 위해 올라타” 진술 / 동두천서 車에 방치 사망 충격 속 잇단 비극에 불안감… 靑 청원도 / 당국, 해당 어린이집 평가 ‘합격점’/ 전문가들 “교육강화 필요” 입 모아
“언제까지 불안에 떨어야 하나요?” “대체 어딜 가야 우리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을까요?”

폭염 속 어린이집 차량에 아이가 7시간 동안 방치돼 사망하고, 보육교사가 아이의 몸을 눌러 숨지게 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탄식이 빗발치고 있다.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는 어린이집 사건사고에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어린이집 보육교사 자격을 강화하고 업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19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강서구 화곡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생후 11개월 된 남자아이가 사망한 사건은 이 어린이집 보육교사 김모(59·여)씨가 아이를 재우는 과정에서 벌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압수한 어린이집 내부 폐쇄회로(CC)TV에는 김씨가 전날 낮 12시쯤 아이를 엎드리게 하고 이불을 씌운 상태에서 온몸으로 올라타 누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과 쌍둥이 자매인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억지로 아이를 재우기 위해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김씨에 대해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어린이집 원장 등을 상대로 관리·감독을 충실히 했는지, 다른 아이에게도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다. 이 어린이집은 아동학대 등으로 신고된 전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7일 경기 동두천시의 한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서 발생한 4살 여자아이 사망 사건으로 전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 숨진 아이는 오전 9시40분쯤 어린이집에 도착했다가 미처 내리지 못하고 오후 4시가 지나서야 발견될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참변이었다. 사건 당일 동두천시는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훌쩍 넘는 등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발견 당시 아이의 체온은 37도까지 올라 있었다.

잇따른 비보에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경기 김포시에 사는 김모(39)씨는 “아들딸 모두 집 근처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데, 어린이집 사건사고 기사를 읽은 날은 불안해서 일이 손에 제대로 잡히지 않을 지경”이라고 털어놨다. 4살 아들을 키우는 직장인 박모(36)씨는 “괜찮은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도 힘든 일인데, 보내고 나서도 안심할 수가 없다”고 했다.

온라인 공간도 들끓었다. 각 지역 ‘맘카페’에서는 “너무 속상하고 마음이 아프다” “정부는 언제까지 어린이집 사건사고를 지켜만 볼 것인가” 같은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어린이집 차량 방치를 막기 위한 ‘슬리핑 차일드 체크’(Sleeping Child Check) 제도 도입을 요구하거나 어린이집 아동학대 처벌을 강화해 달라는 청원 등이 올라왔다.

사건사고가 발생한 어린이집들에 대해 그간 정부가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평가를 내린 점도 도마에 올랐다. 어린이집 정보공개 포털에 따르면 아동학대 사건이 벌어진 화곡동 어린이집은 종합평가서에서 ‘법적 사항을 대체로 준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두천시의 어린이집 역시 보건복지부로부터 질 높은 보육환경을 인정받은 ‘평가인증’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재발방지책 마련과 함께 근본적으로는 어린이집 관계자들의 질적 향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은 “사건사고가 날 때마다 재발방지책이 나오지만, 문제는 현장에서 이를 실행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아직 못 따라간다는 것”이라며 “어린이집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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