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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9개월 남았는데' 헬기추락 순직 20대 해병대원 유족 비통

입력 : 2018-07-19 17:04:40 수정 : 2018-07-19 17: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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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자원입대, 해병대원 자부심 커…"마린온 2호기 평소에도 덜덜거려"
유족 "추락사고는 인재, 재발 막기 위해 책임 소재 명확히 가려야"
"이번 주 휴가 나온다고 해 손꼽아 기다렸는데 다시는 볼 수 없게 됐네요…"

지난 17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마린온(MARINEON)' 2호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해병대원 5명 가운데 병사는 박모(20) 상병이 유일하다.

워낙 건강하고 운동을 좋아해 서울 한 사립대 스포츠 학과에 다니던 박 상병은 작년 4월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다. 평소 해병대원이라는 자부심이 무척 컸던 그는 전역을 9개월 남겨 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만 20살의 꽃다운 나이에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꿈도 펼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박 상병을 보내야 하는 유족들은 그만큼 충격과 고통이 크다.

박 상병 외할아버지는 "손자가 훈련병 수료식 날 환하게 웃으며 달려와 안아줬다"며 "지금도 '할아버지'하고 전화가 올 것 같아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다"며 연신 눈물을 닦았다.

박 상병 고모는 "너무나 건강했던 조카 몸이 사고로 심하게 훼손됐다. 숯덩이처럼 새까맣게 타버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다"며 흐느꼈다.

이어 "지난달에 조카가 부대에 온 아버지에게 마린온 헬기를 가리키며 '너무 덜덜거려 타지 않아요'라고 말했다"며 "그런데도 군은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성능도 우수하다고 한다"며 흥분했다.

유족들은 "추락한 마린온 2호기는 평소에도 사고 위험성이 컸다"며 "타서는 안 되는 헬기에 사람을 태워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이번 사고도 인재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헬기 사고 유족 제공
현재 박 상병 등 순직 해병대원 5명의 유족들은 해병대 1사단 간부 숙소에서 임시로 지내고 있다.

박 상병의 부모는 자식을 잃은 비통함에 잠겨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하염없이 눈물만 흘린다고 한다.

군 당국은 현재 해병대 1사단 안 김대식관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하고 유족들과 장례식 일정 등에 관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유족들은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장례식을 치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유족과 여러 부분을 협의하고 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순직자에 대한 장례 절차는 유가족들의 의견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헬기 사고 유족 제공
지난 17일 오후 4시 45분께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서 상륙기동헬기 1대가 시험비행 중 10여m 상공에서 추락해 해병대원 5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해병대가 공개한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를 보면 사고 헬기는 이륙 후 4∼5초 만에 회전날개가 분리되면서 동체가 추락했다.

회전날개를 고정하는 장치 부분 결함이나 정비상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놓고 해병대와 해군 등이 조사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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