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익산 쌍릉 출토 인골 분석결과 설명회’에서 쌍릉에서 나온 뼈와 이를 담았던 나무상자가 나란히 놓여 있다. 뉴시스 |
18일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쌍릉 대왕릉에서 확인된 뼈들은 7세기에 세상을 떠난 큰 키의 50대 이상 남성의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무왕의 사망 시기 및 당시 나이와 비슷하다. 쌍릉 관련 사료와 최근의 발굴 조사 결과까지 더하면 쌍릉이 무왕의 무덤이라는 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연구소에 따르면 나무상자에 담긴 채 발견된 102점의 뼈는 최소 50대 이상, 60∼70대의 노인으로 봐도 무리가 없는 한 남성의 것이었다. 방사성탄소연대측정에서는 사망 시기가 620~659년으로 추정됐다. 신장은 161㎝에서 최대 170.1㎝로 보이는데, 훨씬 후대인 19세기 조선 성인 남성의 평균 키가 161.1㎝인 것을 감안한다면 비교적 큰 키다.
연구소 분석 결과는 극히 제한적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전해지는 무왕에 대한 정보와 상당 부분 부합한다. 무왕의 재위 시기는 600∼641년. 10대 혹은 20대에 등극했다고 본다면 사망 당시는 50, 60대였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로서는 큰 키라는 점은 무왕에 대해 “풍채가 훌륭하다”고 묘사한 삼국사기의 내용과 통한다. 이런 결과는 2016년 대왕릉 출토 치아를 20∼40대 여성의 것이라고 한 국립전주박물관의 견해와 배치되는 것이다.
연구소는 “목관이 최고급 건축가구재인 금송으로 제작된 점도 확인했다”며 “왕이 아니고는 이 정도 능을 조성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소왕릉에 대한 조사를 내년 이후 진행하면 이번 연구 결과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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