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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초대석] 김판석 인사혁신처장 “재난·안전 분야 공무원 역량 강화…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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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17 19:49:42 수정 : 2018-07-17 16: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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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김판석 인사혁신처장 인터뷰
“재난 대비는 책을 읽고 상상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유사한 상황을 직접 보고 겪는 것을 반복하고 숙달해야 하죠.”

김판석 인사혁신처장은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재난·안전 분야 현장공무원들의 전문성 강화 방침을 밝혔다. 김 처장은 “재난·안전 분야 현장공무원들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자 밤낮으로 애쓰고 있지만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아직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재난·안전관리 선진국의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하고 현장공무원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체험형 교육프로그램 등도 개발한다”고 강조했다.

‘공시(공무원시험) 낭인’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공직적격성검사(PSAT)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7급 공무원 공채시험 개편도 이르면 2021년부터 시행하는 방안이 검토될 전망이다. 그는 “올해 하반기 중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고 2년 정도의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겠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지진, 화재 같은 적잖은 재난들이 많은 것을 앗아갔다. 충북 제천화재 때는 현장공무원의 대응 부실 논란도 있었다.

“현 정부가 안전한 국가를 강조하면서 현장공무원의 전문성 강화 주문을 많이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과거에 공무원 교육은 일반직을 대상으로 많이 했다. 이제는 현장공무원의 교육 훈련도 예방, 대비, 대응, 복구로 이어지는 단계적이고 전문적인 대처가 뒷받침돼야 한다. 하인리히 법칙에 의하면 한 번의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에 29번의 소형사고가 있고 소형사고 이전에 300번의 사소한 징후가 나타난다고 한다. 교육 단계에서부터 이런 징후를 가볍게 여기지 않도록 예방 차원의 위기의식을 높이고 재난대응 매뉴얼이나 행동수칙을 숙지해 위기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제 사건·사고 현장과 유사한 상황에서 체험형 모의훈련을 반복적으로 숙달해 위기상황 대처 능력을 기르도록 하겠다.”

김판석 인사혁신처장이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에서 재난·안전 분야 현장공무원들의 전문성 강화 방침과 7급 공무원 선발 시험 개편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인사혁신처 제공
―그렇다면 현장공무원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훈련이 어떻게 바뀌나.

“재난·안전관리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의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우리 현장공무원들이 미국 해양경비대나, 텍사스 소방훈련센터에서 훈련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텍사스대 소방훈련센터의 경우 여의도보다 큰 대학 부지에 산업시설 화재진압, 구조물 붕괴현장 등 실제와 유사한 여러 상황에서 훈련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지진 등 재난에 대비하는 내각부나 기상청, 국가소방청, 동경소방청을 견학하고, 현 단위 훈련까지 어떻게 돌아가는지 볼 수 있도록 했다. 인사처가 중개 역할을 해서 이들 국가기관에 꾸준히 훈련생을 파견할 수 있도록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경찰·해경·소방공무원 전담 교육훈련기관을 비롯해 12개 기관 전문 교육훈련 기관이 원팀(1Team)으로 협의체를 구성하고 범정부 차원의 대규모 복합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교육훈련 구축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체계적인 체험형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첫발을 뗀 셈이다. 국내에도 조함 시뮬레이션 훈련장, 해상구조 훈련장 등 굉장히 좋은 훈련장이 있지만 다양한 상황의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시설이 더 필요하다. 가상현실(VR)을 활용한 가상 시뮬레이션 실습장도 필요하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이 여전히 많다. 문제는 한 번 시작하고 이를 벗어나지 못하는 ‘공시 낭인’이다. 공무원시험과 민간 취업 시험을 호환하는 방안은 어디까지 왔나.

“아시다시피 지금의 공무원시험은 민간 취업시험과 준비 내용과 방법이 많이 다르다. 이 때문에 공무원시험 준비생들이 계속해서 공시에 매달리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본다. 국가직 7급 공무원시험 영어과목이 토익 등 영어능력검정시험으로 작년부터 대체된 데 이어 5급 시험처럼 민간의 적성검사와 비슷한 PSAT를 도입하고 한국사도 한국사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하는 방안에 대해 현재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하반기 중 발표한다. 현재 시험과목에 익숙한 수험생을 고려해 2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둘 예정이다. 9급 시험의 경우 7급에 우선 시행 후 추후 검토한다.”

―개편안 하반기 발표에 2년 유예라면 2021년 시행으로 봐도 되나.

“공시생이 3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이해당사자들이 많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러운 문제다. 어느 정도 윤곽은 나왔지만 이 부분은 아무리 찔러도(물어봐도) 말씀드릴 수 없다. 분명한 것은 하반기에 반드시 발표한다는 것이고 정확한 유예기간도 이때 밝히겠다.”

―주 52시간 근무가 민간에서 시행됐는데 공직사회에는 앞으로 어떻게 적용해나갈 방침인가.

“올해 1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정부기관 근무혁신 종합대책에 따라 2022년까지 공무원의 초과근무 시간을 40% 감축하고 연가를 100% 사용키로 했다. 또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을 개정해 시간외근무를 시간으로 보상하는 시간외근무 저축제도를 도입했다. 시간외근무 후에 단축근무나 연가로 사용할 수 있다. 공무원은 근로기준법이 아닌 공무원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당장 시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종합대책에 따라 공직사회의 장시간 근무를 줄이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또한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주 52시간 내에서 집중근무를 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개선할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 일과 삶의 조화가 가능한 근무여건을 조성하는 것은 민간뿐 아니라 공직사회에서도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다.”

―그동안 말이 많았던 정부항공운송의뢰제도(GTR)가 폐지됐다. 최초 계약이 1980년인데 거의 40년 만이다.

“GTR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기 항공사와 계약을 맺고, 공무 국외출장 때에 국적기 사용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출발 및 도착 날짜 변경이 쉽고 수수료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 등의 장점이 있지만 가격은 비싸다. 애초에는 정부에서 국적기를 이용하면서 국내 항공산업 발전에 보탬이 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그러나 공무 국외출장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또 국외여행이 활성화되고, 온라인 항공권 구매가 쉬워지는 등 환경도 변했다. 이에 따라 GTR 제도를 폐지하고 부처별로 주거래 여행사를 경쟁입찰로 선정해 2∼3년 계약을 맺게 된다. 계약기간 동안 항공권 등의 예약·구매 대행을 지원받는 방식이다. 또 주거래 여행사를 거치지 않더라도 항공권 비교사이트를 통해 항공권을 구매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세계행정학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행정학의 세계적 저명인사다. 인사행정 한류 전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우리와 행정개혁 지원을 위한 협력각서를 체결했다. 과거 사회주의체제였던 국가에서 민주화와 함께 경제발전을 이루기 위해서 공직사회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우리에게 조언을 요청했다. 직원을 파견해 공무원법 제정이나 공무원 인사기관 설치와 관련해서 자문했다. 이번 사례가 잘 진행된다면 인근의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하나 기대되는 것은 북한도 이러한 성공 사례를 보고 인사나 행정시스템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교류도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내심 하고 있다.”

―지난 12일로 취임 1년을 맞았다.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각오가 있다면.

“문재인정부 출범 후 국민의 기대와 열망, 지지를 바탕으로 변화를 추진해나갈 수 있었던 1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공직사회가 이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인식과 일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이를 위해 공무원의 역량을 높이고, 높은 윤리 수준을 갖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해나가겠다.”

정리=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대담=박찬준 사회2부장


김판석 인사혁신처장은
●1956년 경남 창원 출생 ●부산 동아고 ●중앙대 행정학과 ●미국 플로리다국제대 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아메리칸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 ●한국인사행정학회 회장 ●대통령비서실 인사제도비서관(2003~2004년) ●세계행정학회 회장 ●유엔행정전문가위원회 부위원장 ●‘마르퀴즈 후즈 후’ 8년 연속 등재(2010년~) ●연세대 정경대학 학장 겸 정경대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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