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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재현한 ‘황금세대’ 벨기에, 새 역사 썼다

입력 : 2018-07-15 21:02:04 수정 : 2018-07-15 17:3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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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꺾고 사상 첫 월드컵 3위 ‘원조 붉은 악마’ 벨기에는 한국축구가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팀이다. 벨기에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축구천재’ 엔조 시포의 활약으로 4위에 오른 뒤 이때의 영광에 취해 현대축구의 흐름에 뒤처져 버렸다. 하지만 이후 10년 이상의 암흑기 동안 자국 축구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축구 시스템 전반을 개혁하는 등의 뼈를 깎는 노력을 거듭해 결국 팀의 재건에 성공했다. 에덴 아자르(27·첼시), 로멜루 루카쿠(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케빈 더브라위너(27·맨체스터 시티) 등 유럽 축구계를 호령하는 벨기에의 ‘황금세대’도 이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다만 한번 무너진 강호의 이미지를 다시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스타군단을 이끌고 야심차게 1986년의 재현을 노렸지만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8강 벽을 뚫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기대했던 파괴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2년 후 나선 유로 2016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회 내내 스타들이 불협화음을 내며 8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이런 벨기에의 도전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지난 11일 프랑스와의 4강전에서 패하며 우승도전이 아쉽게 멈췄지만 3~4위전에서 승리해 32년 전 ‘엔조 시포 세대’를 뛰어넘었다. 벨기에는 14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3~4위 결정전에서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벨기에 공격수 에덴 아자르(가운데)가 14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3~4위 결정전에서 쐐기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연합뉴스
승리할 경우 1986년의 4위를 뛰어넘는 최고 성적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던 벨기에는 이날 경기에서 델리 알리(22·토트넘), 애슐리 영(33·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조던 핸더슨(28·리버풀) 등 주전을 상당수 뺀 잉글랜드와 달리 아자르, 루카쿠, 더브라위너 등 베스트멤버를 풀가동했다. 라인업에서부터 기선을 제압한 벨기에의 첫 골은 경기 시작 직후 나왔다. 전반 4분 만에 왼쪽 윙백 나세르 샤들리(29·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가 왼쪽 측면을 돌파해 정확한 크로스를 날렸고, 이를 오른쪽 윙백 토마 뫼니에(27·파리 생제르맹)가 문전으로 쇄도하면서 오른발로 공을 밀어 넣었다.

이후 벨기에는 주로 중앙침투로 잉글랜드를 공략해 나갔고, 이 과정에서 루카쿠와 더브라위너 등이 수차례 위협적 슈팅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슈팅이 매번 골문을 외면해 추가득점에는 실패했다. 후반 25분에는 잉글랜드의 에릭 다이어(24·토트넘)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골키퍼까지 제치며 날린 슈팅을 수비수 토비 알더르베이럴트(29·토트넘)가 필사적으로 달려와 공을 걷어내기도 했다. 3~4위전에 어울리지 않는 투혼의 플레이가 계속되며 벨기에 선수들의 승리 의지가 전 세계로 전해졌다.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이 벨기에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3~4위 결정전에서 0-2로 패한 뒤 고개를 숙이며 낙담하고 있다. 케인은 이날 추가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며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연합뉴스
결국 벨기에는 추가골을 터트리며 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후반 37분 아자르가 더브라위너의 스루패스를 받아 상대 문전으로 돌파한 뒤 가볍게 골을 넣으며 월드컵 3위 자리에 쐐기를 박았다. 세계 3강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벨기에 축구의 부활이 완성됐음을 당당히 선언한 순간이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황금세대’를 이끈 에이스 아자르는 마지막 경기에서 의미있는 ‘맨 오브 매치(MoM)’에 선정됐다.

한편 이날 관심을 모았던 득점 1위 해리 케인(25·토트넘·6골)과 득점 2위 로멜루 루카쿠(4골)는 모두 추가골을 기록하지 못하며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두 선수는 이날 경기에서 단 1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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